트위터 위기?…트럼프 퇴임하면 '앙꼬 빠진 진빵'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하면 트위터가 실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없는 미래에 대해 걱정해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해온 소셜미디어다. 트위터는 한 때 업계 경쟁에서 밀려 사용자가 감소했지만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요한 메시지를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알리면서 다시 부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팔로워가 무려 8877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트위터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꾸준히 갈등을 빚었다. 트위터는 지난 6일 벌어진 친(親) 트럼프 시위대의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 트럼프의 계정을 12시간 동안 정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작년 5월부터는 트럼프가 게시하는 코로나 및 대선 관련 게시글에 대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경고 딱지를 붙여왔다.

트위터의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1.75%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임기 만료 때까지 정지시킨 페이스북은 2.06% 오르는 등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대다수 기술주가 반등했지만, 트위터는 이틀째 하락했다.
트위터 위기?…트럼프 퇴임하면 '앙꼬 빠진 진빵'될 가능성
WSJ은 "트럼프 계좌 정지의 댓가를 트위터 만이 지불했다"며 "이는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즐겨온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팔로워 8877만명은 트위터의 일일 활성사용자(3분기 말 기준)의 48%에 달한다. 페이스북에서는 팔로워가 약 3500만명에 그치며, 이는 전체 일일 활성사용자 18억 명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래는 위태위태하다. 트위터가 계정 사용을 허용한다고 해도 그는 이달 말 퇴임한 뒤 전직 대통령이 된다. 소셜미디어에서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트위터는 작년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수혜도 입었다. 사용량이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백신 대량 보급이 이뤄지고 경제가 점차 회복되면 사용량이 예전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

WSJ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는 향후 포스팅되는 콘텐츠에 대한 자체 단속이나 검열을 강화해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짓이나 폭력 등을 조장하는 메시지를 걸러내라는 정치사회적인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트위터 등에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