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 공채 수석 합격자 "우리도 PSAT형 인간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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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수석합격자 4인]
김우진(일반행정), 김영찬(재경),주원재(일반기계), 김지나(전기)
수험기간 2~4년, 하루 11~12시간 공부..."불안없애려 긍정유지"
김우진(일반행정), 김영찬(재경),주원재(일반기계), 김지나(전기)
수험기간 2~4년, 하루 11~12시간 공부..."불안없애려 긍정유지"
"피셋(PSAT:공직 적성평가)형 인간이 있다고 하던데 저는 아니었어요..."
지난해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수석합격자들의 공통적인 대답입니다. 'PSAT형 인간'이란 선천적으로 빠른 사고능력과 독해능력을 가져 PSAT고득점을 받는 사람을 뜻하는 고시생들의 은어 입니다. 일반기계 직렬 수석합격자인 주원재씨는 "2019년 1월 처음보는 PSAT형태에 두렵기까지 했다"며 "언어논리 영역은 수험기간 내내 발목을 잡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수험생활 초기에 PSAT성적이 너무 안 나온다고 실망하지 말라는 것이겠죠.
2020년 5급 공채 최종합격자 발표가 지난달 30일에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시험일정이 미뤄지면서 합격자 발표도 늦춰진 것이죠. 인사혁신처의 추천을 받아 각 직렬 수석합격자를 이메일로 인터뷰 했습니다. 이들은 "수험 기간동안 앞선 합격자들의 글을 읽으며 공부방향을 잡고 동기부여를 얻었다"면서 "받은 은혜를 갚기위해 기꺼이 합격수기를 쓰게 됐다"고 합격기를 보내왔습니다. 이들의 합격기는 다음호 뉴스레터부터 순차적으로 소개하겠습니다. 특히 주원재씨는 A4용지 14페이지에 달하는 긴 장문의 합격기를 통해 자신의 고시 노하우를 정성껏 담아내 주셨습니다. 수석합격자의 PSAT 공부 노하우
일반행정직 수석을 한 김우진씨는 합격수기를 통해 자신만의 'PSAT노하우'를 소개했다. 김 씨는 "PSAT은 한번 점수를 올려 놓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며 "수험기간 초기에는 '양치기(문제를 양으로 많이 풀어 감을 익히는 고시생들의 은어)'를 했지만, 평균 70점대부터는 출제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문제를 냈는지,빠지기 쉬운 함정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문제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김지나씨(전기직)는 PSAT 상황판단영역 문제는 운이 많이 좌우하기 때문에 다른 영역에서 고득점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5급 PSAT는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등 3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2015년부터 3차 면접시험 탈락자에게 1차 필기시험 유예를 하면서 PSAT합격인원이 기존 10배수에서 7배수로 축소돼 합격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행정직의 경우 지난해 재경직렬 PSAT 합격선이 76.66점으로 가장 높았고, 출입국관리직렬 합격선이 68.33점으로 가장 낮았다.
'하루 10~12시간 공부' 공통점
수석합격자들은 수험기간 내내 하루 10~12시간 집중해서 공부한 것도 공통점이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적인 일상의 공부를 잘 견딘 것이 합격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김지나씨는 수험기간 초기 2년간은 매일 아침 8시30분부터 밤 11시까지 학교 고시반에서 공부를 했다. 이후 집에서 공부를 할때도 오전7시30분에 일어나 밤11시에 잠자리에 들기를 반복했다고 했다. 주원재씨는 고시공부를 '밑빠진 독에 빨리 물붓기'로 표현했다. 그는 "밑빠진 독에 물을 채우는 방법은 폭풍우처럼 쏟아붓는 것 뿐"이라며 "느긋하게 부어서는 결코 채울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수험기간 내내 모든 걸 쏟아부어 공부해서 절대적인 공부량을 채워야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수석을 했지만 수험기간동안 불안감과 계속 싸워야 했다. 김우진씨는 "'과연 내가 이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수험기간 내내 있었다"면서 "틀린문제에 슬퍼하기보다 잘 풀었을때 스스로를 칭찬해주면서 불안감을 떨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지나씨는 흔들릴때마다 감사의 제목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이 하나 둘 취업을 하는 것을 보면서 조급해졌지만, 그때마다 내 선택을 믿고 지지해 주신 부모님,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것에 감사했다"며 "감사를 하니 더 감사할 일이 많아졌다"고 고백했다. 김영찬(재경)씨도 주1회 봉사활동을 한 것이 멘탈관리에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3차 최종면접서 80명 탈락
2020년 5급 공채 최종합격자는 행정직 264명, 기술직 71명 등 모두 335명이다. 여성합격자는 전체 36.1%(121명)로 2019년보다 2.0%P 줄었다. 합격자의 평균연령은 26.7세. 행정직 합격자의 평균연령은 26.6세였으나 기술직은 이보다 조금 높은 27.2세에 달했다. 행정직 최고령 합격자는 1979년생(1명), 최연소 합격자는 1999년생(1명)으로 무려 20년 차이가 났다. 기술직 최고령은 1983년생, 최연소 합격자는 1998년생이었다. '지방인재 채용 목표제'에 따라 일반행정 5명, 재경 4명 등 총 9명이 추가 합격했다. '양성 평등 채용 목표제'를 통해선 여성 2명(재경)이 추가됐다.
1차시험 헌법과목은 100점 만점(25문항)에 60점 이상을 득점하면 합격이다. 1차시험 합격선 결정시 헌법 과목 점수는 합산되지 않는다. 2차 논술시험의 선택과목은 만점이 50점이기 때문에 20점미만은 과락처리 된다. 지난해 5급 공채 3차면접에선 415명이 응시해 80명이 탈락했다. 인사처는 2014년부터 면접인원을 최종선발인원의 130%까지 뽑고 있다. 면접에선 공직자가 갖춰야 할 자세 등을 평가한다. 평가는 우수·보통·미흡 3단계로, 우수등급을 받으면 2차성적에 상관없이 합격이 다. 하지만 보통 등급을 받으면 2차성적에 따라 합격자가 결정되며, 미흡 등급자는 무조건 탈락하게 된다. 탈락자는 이듬해 1차시험이 면제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지난해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수석합격자들의 공통적인 대답입니다. 'PSAT형 인간'이란 선천적으로 빠른 사고능력과 독해능력을 가져 PSAT고득점을 받는 사람을 뜻하는 고시생들의 은어 입니다. 일반기계 직렬 수석합격자인 주원재씨는 "2019년 1월 처음보는 PSAT형태에 두렵기까지 했다"며 "언어논리 영역은 수험기간 내내 발목을 잡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수험생활 초기에 PSAT성적이 너무 안 나온다고 실망하지 말라는 것이겠죠.
2020년 5급 공채 최종합격자 발표가 지난달 30일에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시험일정이 미뤄지면서 합격자 발표도 늦춰진 것이죠. 인사혁신처의 추천을 받아 각 직렬 수석합격자를 이메일로 인터뷰 했습니다. 이들은 "수험 기간동안 앞선 합격자들의 글을 읽으며 공부방향을 잡고 동기부여를 얻었다"면서 "받은 은혜를 갚기위해 기꺼이 합격수기를 쓰게 됐다"고 합격기를 보내왔습니다. 이들의 합격기는 다음호 뉴스레터부터 순차적으로 소개하겠습니다. 특히 주원재씨는 A4용지 14페이지에 달하는 긴 장문의 합격기를 통해 자신의 고시 노하우를 정성껏 담아내 주셨습니다. 수석합격자의 PSAT 공부 노하우
일반행정직 수석을 한 김우진씨는 합격수기를 통해 자신만의 'PSAT노하우'를 소개했다. 김 씨는 "PSAT은 한번 점수를 올려 놓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며 "수험기간 초기에는 '양치기(문제를 양으로 많이 풀어 감을 익히는 고시생들의 은어)'를 했지만, 평균 70점대부터는 출제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문제를 냈는지,빠지기 쉬운 함정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문제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김지나씨(전기직)는 PSAT 상황판단영역 문제는 운이 많이 좌우하기 때문에 다른 영역에서 고득점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5급 PSAT는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등 3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2015년부터 3차 면접시험 탈락자에게 1차 필기시험 유예를 하면서 PSAT합격인원이 기존 10배수에서 7배수로 축소돼 합격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행정직의 경우 지난해 재경직렬 PSAT 합격선이 76.66점으로 가장 높았고, 출입국관리직렬 합격선이 68.33점으로 가장 낮았다.
'하루 10~12시간 공부' 공통점
수석합격자들은 수험기간 내내 하루 10~12시간 집중해서 공부한 것도 공통점이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적인 일상의 공부를 잘 견딘 것이 합격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김지나씨는 수험기간 초기 2년간은 매일 아침 8시30분부터 밤 11시까지 학교 고시반에서 공부를 했다. 이후 집에서 공부를 할때도 오전7시30분에 일어나 밤11시에 잠자리에 들기를 반복했다고 했다. 주원재씨는 고시공부를 '밑빠진 독에 빨리 물붓기'로 표현했다. 그는 "밑빠진 독에 물을 채우는 방법은 폭풍우처럼 쏟아붓는 것 뿐"이라며 "느긋하게 부어서는 결코 채울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수험기간 내내 모든 걸 쏟아부어 공부해서 절대적인 공부량을 채워야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수석을 했지만 수험기간동안 불안감과 계속 싸워야 했다. 김우진씨는 "'과연 내가 이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수험기간 내내 있었다"면서 "틀린문제에 슬퍼하기보다 잘 풀었을때 스스로를 칭찬해주면서 불안감을 떨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지나씨는 흔들릴때마다 감사의 제목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이 하나 둘 취업을 하는 것을 보면서 조급해졌지만, 그때마다 내 선택을 믿고 지지해 주신 부모님,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것에 감사했다"며 "감사를 하니 더 감사할 일이 많아졌다"고 고백했다. 김영찬(재경)씨도 주1회 봉사활동을 한 것이 멘탈관리에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3차 최종면접서 80명 탈락
2020년 5급 공채 최종합격자는 행정직 264명, 기술직 71명 등 모두 335명이다. 여성합격자는 전체 36.1%(121명)로 2019년보다 2.0%P 줄었다. 합격자의 평균연령은 26.7세. 행정직 합격자의 평균연령은 26.6세였으나 기술직은 이보다 조금 높은 27.2세에 달했다. 행정직 최고령 합격자는 1979년생(1명), 최연소 합격자는 1999년생(1명)으로 무려 20년 차이가 났다. 기술직 최고령은 1983년생, 최연소 합격자는 1998년생이었다. '지방인재 채용 목표제'에 따라 일반행정 5명, 재경 4명 등 총 9명이 추가 합격했다. '양성 평등 채용 목표제'를 통해선 여성 2명(재경)이 추가됐다.
1차시험 헌법과목은 100점 만점(25문항)에 60점 이상을 득점하면 합격이다. 1차시험 합격선 결정시 헌법 과목 점수는 합산되지 않는다. 2차 논술시험의 선택과목은 만점이 50점이기 때문에 20점미만은 과락처리 된다. 지난해 5급 공채 3차면접에선 415명이 응시해 80명이 탈락했다. 인사처는 2014년부터 면접인원을 최종선발인원의 130%까지 뽑고 있다. 면접에선 공직자가 갖춰야 할 자세 등을 평가한다. 평가는 우수·보통·미흡 3단계로, 우수등급을 받으면 2차성적에 상관없이 합격이 다. 하지만 보통 등급을 받으면 2차성적에 따라 합격자가 결정되며, 미흡 등급자는 무조건 탈락하게 된다. 탈락자는 이듬해 1차시험이 면제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