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6개 시·군 최저기온 극값 경신, 광주는 50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
정전·동파 이어지고 교통 불편 지속…일요일 낮부터 평년기온 회복
북극에서 몰려온 한파…남녘 광주·전남도 기록적 강추위
북극에서 몰아닥친 찬 공기의 영향으로 남녘 광주와 전남에도 기록적인 강추위가 내습했다.

아파트 정전으로 인해 수백 가구가 추위에 떨고, 수도 계량기는 얼어서 터지는 등 곳곳에서 한파 피해가 잇달았다.

강추위는 일요일인 10일 오전까지 이어지겠고, 낮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하겠다.

◇ 전남 곳곳에서 역대 최저기온
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주요 지점 아침 최저기온은 담양 -19.1도, 곡성 -18.9도, 보성 -18.1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은주가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낮게 내려갔다.

해남 -17.1도, 영광 -17.4도, 순천 -16.2도, 강진 -14.3도, 광양 -11.8도, 진도 -11.2도 등 전남 6개 시·군에서는 각 지역에 기상 관측망이 갖춰진 이래 일 최저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장흥(-15.3도)과 고흥(-14.1도)에서는 이날 최저기온이 역대 2위에 올랐다.

광주(-13.5도)는 -15.7도까지 내려간 1971년 1월 6일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은 아침 기온을 보였다.

1939년부터 기상 관측을 시작한 광주에서 역대 최저기온은 -19.4도인데 1943년 1월 5일에 기록했다.

◇ 전기 끊기고 계량기 터지고…한파 속 불편
한파경보가 내려진 광주에서는 아파트단지 전기공급이 끊겨 수백 가구 주민이 불편을 겪었다.

광산구 장덕동 일원 아파트단지와 상가에 전날 오후 9시 17분께 정전이 발생했다.

아파트단지 한 곳의 자체 변압기 문제가 주변 선로에 파급사고를 일으켰고, 인근 아파트와 상가까지 일시적으로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

인근 아파트와 상가의 전기 공급은 순차적으로 재개됐으나 변압기 문제가 발생한 아파트단지만 복구가 더뎠다.

해당 아파트 설비 복구는 이튿날 오전 1시 50분까지 4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509가구가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동안 보일러를 틀지 못하고 전기 온열기도 쓰지 못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주민 일부가 승강기 안에 10분가량 갇혀 119구조대 도움으로 탈출했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해남에서는 0시 30분께 발생한 정전이 약 2시간 20분 만에 복구돼 102세대가 추위에 떨었다.

전남에서는 계량기 동파 신고도 7건 잇달았다.

◇ 고갯길·바닷길·하늘길 완전 재개는 '아직'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인 진도, 신안, 흑산도·홍도를 제외하고 광주와 전남에 내려진 대설 특보는 해제됐다.

내린 눈이 강추위에 얼어붙으면서 일부 도로는 빙판길로 변했다.

큰 인명피해가 난 사고는 없었으나 제설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이면도로에서 차량 미끄러짐 신고가 시·도 119상황실에 산발적으로 접수됐다.

건물 외벽에 매달린 고드름을 제거해달라는 요청도 소방상황실로 여러 건 들어왔다.

대설 특보가 해제되면서 무등산국립공원 탐방객 입산은 재개됐으나 광주 무등로 시계탑 삼거리에서 원효사에 이르는 7㎞ 구간 도로는 통제 중이다.

전남에서는 구례·함평·진도의 급경사 고갯길 4개 구간 차량 통행이 막혔다.

여객선은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로 인해 전체 55항로 85척 가운데 22항로 33척이 결항 중이다.

항공기는 오전에 광주공항에서 2편이 결항했다.

◇ 일요일 낮부터 평년 기온 회복
아침 최저기온이 내륙을 중심으로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강추위는 일요일인 10일까지 이어지겠다.

10일 낮부터는 한파가 서서히 풀려 평년 수준의 기온 분포를 보이겠다.

내주 월요일인 11일에는 다시 눈이 내리겠으나 양은 많지 않겠다.

오후에 서해안을 중심으로 1∼3㎝ 예상된다.

이후에는 한동안 가끔 구름이 많은 예년 겨울 날씨가 나타나겠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추위가 모레 오전까지 이어지겠으니 선별진료소 등 야외업무 종사자, 노약자는 한랭질환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