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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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하루만에 100포인트 폭등하며 3100선을 넘어섰다. 미국 민주당의 백악관 및 상·하원 장악을 뜻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 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수출 중심 국가인 우리나라로 흘러들어왔다는 분석이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9만원을 찍었고, 현대차는 애플카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0.50포인트(3.97%) 급등한 3152.18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3161.11까지 치솟으면서 3000 고지를 찍은지 불과 단 하루 만에 3100선도 뚫어버렸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새로 썼다.

블루웨이브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바이든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최종 확정됐고,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했다. 미 의회는 전날 상·하원 합동위원회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 확인했다. 의회의 지배권도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결론 났다.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두 석을 모두 석권했다.

블루웨이브에 따라 추가 부양책 기대감이 커졌고 글로벌 전반적으로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국면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 중심의 국가로 자금이 몰려든다는 진단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블루웨이브 달성 이후 글로벌 전반에 인플레이션 기대가 제고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서비스업 중심 국가보다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 국가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한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대규모 매수에 나선 것이 주가 상승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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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주 삼성전자가 무섭게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900원(7.12%) 상승한 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하루에 7% 넘게 상승한 것은 1015년 10월7일 (8.69%) 이후 6년 만이다. 장중에는 9만원까지 치솟으면 시가총액 규모가 540조에 육박했다.

지난해 4분기 호실적, 내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주주환원정책 제시 기대감 등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주가가 급등했다는 설명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고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파운드리(위탁생산) 쪽으로 집중했는데 올해 성과도 많았다"며 "여기에 주주환원정책 제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건들은 감안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재평가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주가 급등한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전날보다 4만원(19.42%) 상승한 2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위아도 21% 넘게 올랐고, 현대모비스 기아차도 8~18%대로 상승했다. 현대차가 애플과 공동으로 애플카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차 측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으로 초기단계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코스닥지수는 소폭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07포인트(0.11%) 떨어진 987.79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995.22까지 오르면서 1000선에 바짝 다가갔지만 매수세가 유가증권시장에 몰리면서 상승 폭을 반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가치 약세)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오른 109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