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갖다 놓은 물품들이 놓여있다. 사진=뉴스1
7일 오후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갖다 놓은 물품들이 놓여있다. 사진=뉴스1
정인이 양부 A씨는 지난해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 때문"이라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홀트)로부터 입수한 기록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3일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와 이 문제로 통화를 했다.

담당자가 "첫째는 (어린이집에) 등원하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A씨는 "첫째는 등원하고 있지만 점심 먹고 하원하는 등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하원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담당자가 어린이집에 확인한 결과, 친딸인 첫째는 평소와 동일한 시간대에 하원했다.

정인이만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양모와 지내게 한 것이다. 이때 정인이에 대한 집중적 학대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등원한 정인이는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고 체중도 1㎏ 정도 줄어든 상태였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곧바로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갔다. 정인이 상태를 확인한 소아과 원장은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이에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조사팀이 분리 조치를 위해 9월23일 방문 조사에 나섰지만, 양모가 자주 방문하던 소아과 병원에서 아동학대 정황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받고 돌아갔다. 그로부터 20일 뒤 정인이는 숨졌다.

A씨는 아동학대를 의심하는 입양기관 상담원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입양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너무 순수하게 모든 사람들에게 입양을 공개한 것은 아쉬움이 든다" "(입양기관이) 아동을 잘 양육하는지 자꾸 확인하려 하는 것 같다. 부인이 불편해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은 양부모가 학대를 부인하자 "아이 키우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오히려 양부모를 위로하고 돌아간 사실도 밝혀졌다.

이후 경찰은 지난해 6월10일 홀트 측에 내사 종결 결정을 통보하면서 "아동을 양육하다 보면 부모가 일일이 멍 등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홀트 측 역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해 5월26일 가정방문을 했지만 "아토피와 건선 등으로 몸을 많이 긁는다", "걸음마를 시작해 자주 넘어져 몸에 상처가 자주 난다"는 양부모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검찰은 지난달 정인이 양모를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양부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의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