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간 주안·미림극장 코로나19 운영난…비대면 행사로 활로 모색
관객 수 급감…인천 유일 예술·실버영화관도 고사 위기
1년간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천 유일 예술전용영화관과 실버영화관 등 지역의 이색 영화관도 운영난을 겪고 있다.

9일 인천시 미추홀구에 따르면 인천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인 '영화공간 주안' 관람객은 지난해 1만56명으로 전년 대비 75.5% 감소했다.

이곳 관람객 수는 2017년 3만2천218명, 2018년 3만4천141명, 2018년 4만1천69명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분기점으로 급감했다.

확진자가 증가한 지난해 2월 22일부터 7월 28일까지 5개월 넘게 이어진 영화관 임시 휴관이 관람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휴관이 끝난 뒤에도 2주간은 정부 지침에 따라 4개 관 가운데 2개 관만 열고 전체 좌석의 30%만 운영하기도 했다.

관객 수 급감…인천 유일 예술·실버영화관도 고사 위기
인천의 유일한 실버영화관으로 노인들이 주 이용층인 동구 미림극장 역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심한 타격을 입었다.

미림극장을 운영하는 인천시 사회적기업협의회 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표 매출은 4천만원가량으로 2019년의 1억3천만원보다 70%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관람객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전년 대비 60∼70% 줄었을 것으로 사업단은 추정했다.

이 때문에 미림극장은 2013년 재개관 이후 7년 넘게 유지해온 관람료도 올해 1월 1일부터 인상하기로 했다.

고전영화의 경우 2천원에 불과하던 65세 이상 노인 관람료를 2천500원으로 500원 인상했다.

독립예술영화 관람료도 5천원에서 7천원으로 올렸으나 영화관의 취지를 감안, 65세 이상 노인에 한해 그대로 유지한 상태다.

대신 이들 영화관은 기존에 진행하던 시네마 토크나 영화 비평 학교 등 다양한 행사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영화공간 주안은 지난해 9월 수강생 3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영화 비평 학교를 시작했으며, 미림극장은 한일 관람객 간 시네마 토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미림극장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 사업에 공모해 올해 영화관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계획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미림극장 관계자는 "미림극장은 영화 상영을 넘어 문화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지키고 지역 소통 창구의 역할도 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시민 발걸음이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극장 운영을 멈출 수 없어 비대면 온라인 행사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1957년 11월 문을 연 미림극장은 대형 복합상영관 공세에 밀려 47년 만인 2004년 7월 폐관했으나, 시 사회적기업협의회 사업단이 극장 운영을 맡아 2013년 10월 283석 규모의 실버전용관으로 재개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