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단일화 용단하라" 연일 압박…안철수, 완주 각오
국민의힘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야권후보 단일화가 우선이라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10일 페이스북 글에서 "실사구시란 무엇인가.

까마귀가 꿩을 잡아도 꿩 잡는 게 매"라고 적고, 댓글에는 "국민들의 뜻이겠지요"라고 덧붙였다.

재보선에 누구를 출전시키든 더불어민주당에 낙승을 거두는 게 최우선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선통합 후단일화' 모델을 제시한 정 위원장은 안 대표의 입당과 양당의 통합을 같은 선상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안 대표를 압박해왔다.

길게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안 대표에게 당내 경선 참여뿐 아니라 당대당의 화학적 결합까지 요구하는 분위기다.

안 대표와의 '수싸움'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비경선을 면제해주는 방안까지 고민하는 기류다.

안 대표를 끌어들이려는 일종의 유인책인 셈이다.

안 대표가 입당하면 자신은 불출마하겠다며 '조건부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일단 이번주 안 대표와 단둘이 만나 '담판'을 시도할 예정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범야권 단일화는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도달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며 "안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용단하는 일만 남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느긋한 분위기다.

안 대표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진용도 안 갖춘 상태에서 무슨 당에 들어오라 하는 게 앞뒤가 안 맞는다"며 "그게 최선의 방법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자신의 대선후보 자진사퇴를 맹비난했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혔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로서 준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당분간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단일화 협상력도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기 전에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다"며 "구체적인 단일화 논의는 훨씬 뒤로 미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힘 "단일화 용단하라" 연일 압박…안철수, 완주 각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