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10만전자’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새롭게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9만전자' 주역은 주식 초보 '포모族'
삼성전자는 11일 2.48% 오른 9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오전에는 9% 오른 9만68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3.62% 하락한 13만3000원에 거래를 마친 것과 대조적이다.

상승 랠리에서 나 혼자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에 주식시장에 뛰어든 초보 투자자들이 한국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를 더 선호했다는 분석이다. 이들 사이에서 “나만 삼성전자 없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됐을 정도다.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를 약 2조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은 하루 만에 삼성전자 약 1조7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기관과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받아냈다.

연초 파운드리 분야의 구조적 성장을 예고하는 뉴스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을 받았다. 지난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자사 반도체 제품 일부를 대만 TSMC, 삼성전자 같은 파운드리 업체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삼성전자라고 해도 단기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중장기 성장 동력은 유효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50조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8년(59조원)보다는 적다”며 “하지만 파운드리 사업이 구조적 성장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2018년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