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학대 사실을 공유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길고양이 학대 사실을 공유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명 '동물판 n번방'이라 불리는 길고양이 학대 사진 공유 오픈채팅방에 대한 강제수사가 시작됐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카카오톡 '고어전문방' 참여자들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이날 법원에 카카오톡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자료를 확보해 참가자들의 신원을 특정하고, 실제로 학대 행위를 한 사람을 선별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8일 동물보호법·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어전문방' 참가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이 채팅방에서는 동물을 포획하는 방법이나 신체부위를 자르는 방법, 관련 경험담 등이 공유됐고, 실제로 학대당하는 동물의 사진·영상 등도 올라왔다. 현재 이 채팅방은 카카오톡에서 사라진 상태다.
길고양이 학대를 공유하는 오픈카톡방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이 넘는 국민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길고양이 학대를 공유하는 오픈카톡방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이 넘는 국민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하지만 일부 채팅 내용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이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은 게시 나흘 만인 11일 오후 6시10분 기준 20만2692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을 갖췄다.

청원인은 "길고양이 울음소리가 싫다는 이유로 활로 쏴죽이고 두개골을 부수고 집에 가져와 전시해 사진찍었다"며 "(이 같은 행동을) 자랑하고 그것이 즐겁다며 카톡에서 낄낄대는 악마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악마들을 사회와 격리시켜 달라"고 말했다.

또 "카톡방에 공유된 동영상 중 하나에는 통덫에 걸린 검은 고양이에 휘발유를 부어 불로 태워 죽이며 우스워죽겠다는 역겨운 목소리가 나왔다"면서 "제발 제대로 처벌해 달라. 우리는 더이상 후진국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