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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복리를 ‘마법’이라고 말한다. 복리가 쌓이면서 자산축적 효과가 일반적인 상상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1000만원을 투자해 연 10% 복리로 운용한다고 해보자. 복리이자는 투자원금에 대한 이자와 이자에 대한 이자로 구분된다. 이때 원금에 대한 이자는 매년 100만원으로 같지만 이자에 대한 이자는 해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10년간 투자했을 때 이자에 대한 이자의 합계는 593만원이나 된다. 원금에 대한 이자의 합계(1000만원)보다 적지만, 투자기간을 그 두 배인 20년으로 늘렸을 때 상황은 확연히 달라진다. 이자에 대한 이자는 총 3727만원으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원금에 대한 이자의 합인 2000만원을 크게 웃돈다. 이자에 대한 이자, 즉 누적복리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으로써 투자원금 1000만원은 32년 후 2억원 이상이 되며, 49년이 지난 뒤에는 10억원이 넘는 자산으로 성장하게 된다. 복리의 마법이 제대로 통하려면 이처럼 장기투자가 필수다. 하지만 장기투자만으로 충분할까? 장기투자는 말처럼 쉬운 일일까?

72의 법칙

안정적 인컴자산에 투자, 이자·배당으로 재투자 땐 복리효과 '톡톡'
복리효과와 관련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72의 법칙이다. 72의 법칙은 ‘72를 예금금리로 나눴을 때 원금이 두 배가 되는 시간’을 계산해 복리효과를 표현한다. 이 식에 예금금리, 즉 수익률 1%를 넣으면 원금이 두 배 되는 시간은 72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1%씩 수익률을 늘려 잡는다면, 복리의 원리에 따라 소요기간은 2%일 때 36년, 3%일 때 24년, 4%일 때 18년, 5%일 때 14.4년으로 급격히 단축된다.

앞서 예로 든 10%보다 낮은 연평균 8%의 수익률만 올릴 수 있더라도 원금은 단 9년 만에 두 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설정하면, 매번 제어하기 쉽지 않은 리스크 관리의 부담을 안게 된다. 수익률 1%를 요즘과 같은 초저금리 상황으로 이해한다면, 4% 근방의 수익률은 금리 1%에선 자산 축적을 가속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4% 혹은 개인의 위험 선호도를 고려해 ±1%포인트 변동폭을 둬 장기 목표수익률을 정하면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과욕으로부터의 화’를 피할 수 있고, 수익률 실현 가능성도 커진다.

중위험·중수익 자산을 잘 활용해야

4% 전후 수익률 목표를 달성하는 중위험·중수익 투자구조를 설계하기 위해 인컴자산을 자산운용의 중심에 둘 필요가 있다. 인컴자산은 이자, 임대료, 배당금과 같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투자자산이다. 이에는 채권, 수익형 실물자산(부동산, 인프라 시설 등), 부동산펀드 및 리츠(REITs), 배당주 또는 이들에 투자하는 펀드 등이 해당한다.

인컴자산의 대표적 장점은 이자, 배당 등 인컴 수익이 초저금리 상황에서의 예금금리를 뚜렷하게 웃돌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1년 새 미국을 비롯해 선진권 전반의 초저금리화 진전과 동시에 이들 권역에서 4% 수준의 리츠, 2~4% 수준의 주식 평균 배당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실현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각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장점은 배당과 같은 현금흐름을 재투자함으로써 복리수익률을 높이고, 자산가격 하락 위험을 상쇄하게 된다는 점이다. S&P500 고배당주 지수와 미국 리츠 지수 등에서 배당 재투자를 포함한 총수익률(total return)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총수익률은 매기 지급되는 모든 배당금으로 해당 배당주나 리츠에 다시 투자할 경우의 누적수익률을 말한다.

최근 약 20년간(1999년 12월~2020년 10월) 연평균 총수익률은 놀랍게도 S&P500 고배당주 지수가 10.4%, 미국 리츠 지수가 10.8%에 달한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자산을 싸게 매입함으로써 장기 누적수익률의 상승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난다.

저성장, 초저금리화 등의 장기 추세에서는 글로벌 우량 리츠 및 배당주 관련 금융상품에 주요 비중을 장기투자하는 것이 복리의 마법을 향유해 자산 축적을 실현할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박영호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