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한산한 영화관 모습.  한경DB
코로나로 한산한 영화관 모습. 한경DB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조정받는 와중에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종목들이 있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조정을 받았던 여행, 면세, 카지노 등 콘택트주들이다. 다음달부터 백신 보급이 시작되면서 이들 종목이 차기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월부터 백신 접종

호텔신라는 이날 3.91% 오른 8만5000원에 마감했다. 면세점과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도 4.94% 상승했다. 영화관을 운영하는 CJ CGV제이콘텐트리도 각각 7.65%, 6.96% 급등했다. 이 밖에 강원랜드(5.06%), 파라다이스(2.95%), 하나투어(3.86%), 모두투어(5.32%) 등 카지노주와 여행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는 0.71% 내린 3125.95에 마감해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내달부터 백신 접종"…호텔신라·신세계 동반상승
상승세에 불을 지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전날 문 대통령은 “다음달부터 코로나19 전 국민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든 점도 호재가 됐다. 연초 하루 1000명대였던 확진자 수는 전날 500명대까지 떨어졌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백신 보급 일정을 고려하면 콘택트주가 오르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

이날 콘택트주의 상승폭이 컸던 것은 순환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주로 수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가장 소외된 업종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작년 11월 콘택트주는 백신 출시 기대감으로 올랐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조정을 받아왔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조3436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콘택트주는 대부분 사들였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호텔신라를 총 31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강원랜드는 175억원, CJ ENM 129억원, 신세계는 59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등 그동안 오른 종목은 일제히 팔아치웠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전체 시장을 보면 순환매 성격도 강했다”며 “연말연초 시장을 주도했던 수출주에서 하반기 좋아지는 콘택트주로 순환매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탔던 대한항공은 1.2% 오르는 데 그쳤다. 덜 오른 종목 위주로 순환매가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이제부터 접근할만”

전문가들은 콘택트주가 차기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기대감으로 오른 종목들과 달리 아직 주가를 자극할 모멘텀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 때마다, 백신 접종 소식이 나올 때마다 콘택트주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센터장은 “콘택트주에 우선적으로 접근할 시기가 됐다”며 “2분기가 고점으로 예상되는 수출주와 달리 콘택트주는 하반기가 회복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콘택트주들은 올해 실적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영업이익이 1477억원으로 작년 대비 200.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3633억원으로 3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콘택트주 톱픽으로 호텔신라, 신세계, 대한항공, CJ ENM 등 4종목을 꼽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달리 콘택트주를 톱픽으로 추천해왔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는 작년 9월부터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소 효과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화물 운임으로 이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여객 수요가 살아날 경우 더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