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회사 기지국, 반도체 공장, 병원 등에는 정전 사태에 대비해 일정 시간 전원을 비상 공급할 수 있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시스템이 설치된다. 이 같은 UPS용 배터리는 실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5~7년가량 지나면 배터리 기능이 저하돼 폐기 처분된다. 맥시비에스(MAXIbs)는 수명을 다한 UPS용 배터리를 90% 이상 재생·복원하는 장비를 개발하는 업체다.

기존의 재생 배터리 관련 업체는 폐배터리의 극판에 붙은 황산 찌꺼기를 환원시키는 기술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복원된 배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원 상태로 되돌아 간다. 맥시비에스는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장비를 통해 배터리 셀 각각의 주파수와 전류의 양, 전압 등을 조절해 통전성(전류가 통하는 성질)을 크게 높였다. 이병년 MAXIbs 사장(사진)은 “UPS용 배터리는 보통 2볼트짜리 셀 24개를 직렬로 연결해 쓴다”며 “충전·방전 때 개별 셀의 밸런스를 모두 맞춰야 배터리를 새 제품처럼 재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 셀의 전기 흐름을 균일하게 맞춰주는 게 핵심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MAXIbs 국내 법인을 설립하기 전 호주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 8년간 호주 이동통신사 텔스트라에 재생배터리를 납품했다. 2017년 한국 법인을 세운 후 배터리의 재생방법 관련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지난해 한국전기연구원(KERI)에서 배터리 재생 인증서도 받았다. 현재 국내 대형 통신사와도 재생 배터리 복원장비 납품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사장은 “국내 한 이동통신사와 함께 작년 11월부터 통신 기지국에서 쓰였던 폐배터리를 활용해 충전과 방전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며 “올해 2월 성능 시험을 끝낸 후 통신사에 납품을 시작하면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AXIbs는 올해 코로나19가 누그러지면 해외 진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 국가 기업들과 배터리 재생장치를 생산할 합작법인 설립 등을 협의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