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위기에 빛난 K방역, 3차 대유행에 흔들…성공적 마무리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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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방역전략 재정비·거리두기에 따른 피해 보상방안도 마련해야"
국내에서는 지난해 1월 20일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1년간 약 7만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만(834명)·홍콩(9천284명)·태국(약 1만명) 등에 비해서는 많고 미국(2천300만여명)·인도(1천40만여명)·브라질(810만여명)·러시아(340만여명)·영국(310여만명)·일본(28만여명)·중국(8만7천여명) 등과 비교하면 적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중 36위로, 확진자가 적게 발생한 그룹에 포함된다.
사태 초기에 국경봉쇄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역 대응과 국민적 협조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을 비교적 잘 관리해 우리나라는 'K-방역'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3차 대유행' 속에서 K-방역의 위상도 흔들거려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3T 전략'·'사회적 거리두기'로 초기 유행 억제
K-방역은 대규모 검사(Test)를 통해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내고, 이들의 감염경로와 접촉자를 신속하게 추적(Trace)해 감염 고리를 끊어내며, 적절한 치료(Treatment)를 제공하는 이른바 '3T 전략'이 핵심이다.
'드라이브 스루', '워크 스루' 같은 새로운 진료 방식을 도입하고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과 전자출입명부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것도 K-방역의 특징으로 꼽힌다.
정부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도 병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 전파를 막는 전통적인 감염병 대응 방식으로, 정부는 이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3월 말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을 중단시키는 '집합금지' 행정명령까지 동원했다.
초기에는 유흥시설·종교시설·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형태였으나 지난해 6월 적용 대상 시설을 확대한 동시에 방역 조치의 강도에 따라 거리두기를 1∼3단계로 구분했고,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이를 5단계로 재정비했다.
거리두기로 확산 속도를 늦추면서 확진자를 신속하게 찾아 격리해나가는 3T 전략은 지난해 8∼9월 2차 유행 때까지는 성과를 거뒀다.
◇ 3차 대유행에 효과 미흡…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초강수
반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3차 대유행' 상황에선 K-방역의 기본 전략은 빠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앞선 두 차례의 유행 때는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환자가 쏟아졌으나, 3차 대유행에선 가족·지인·직장·동창 등 일상 소모임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기존 방식의 거리두기로는 유행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천명 안팎을 오르내리면서 역학조사가 환자 발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 비율이 한때 30%에 육박했고 병상 배정이 지연되면서 확진 판정 후 자택에서 사망하는 환자도 지난달 이후 8명이나 나왔다.
상황이 점차 악화하면서 거리두기를 거의 '봉쇄'에 맞먹는 수준인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 수 역시 3단계 기준(전국 800∼1천명 이상)을 넘었다.
정부는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고려해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대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라는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10인 이상 모임·행사를 금지하는데 이보다 인원수를 더 낮게 잡은 강력한 조치인 셈이다.
확진자를 조기에 찾기 위해 진단검사 수도 대폭 늘렸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수도권에 임시 선별검사소를 설치해 '숨은 감염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냈고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요양병원·시설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개월간 기승을 부리던 3차 대유행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장기간 제한되면서 소상공인의 경제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여기에 특정 업종에 대해서만 영업 제한을 먼저 풀어주면서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기본 지침에 추가 방역 조치를 더한 '핀셋 방역'을 두고 일각에선 '핀셋 차별'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방역 주체인 국민께서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고 수용할 수 있어야만 대책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감염 위험이 큰 곳은 철저한 이행과 실천을 담보하되 불합리하거나 실효성 없는 조치들은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며 현실에 맞는 재조정을 주문했다.
정부는 헬스장 등 수도권 실내체육시설과 노래방, 학원 등 수도권 집합금지 업종에 대한 영업 재개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고, 또 3차 대유행이 진정되면 현행 5단계 거리두기 체계도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 방역전략 재정비 필요…3차 대유행이 남긴 방역 과제
전문가들 역시 방역전략을 재정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위험이 상존하고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 유입으로 인해 유행 양상이 더 복잡해질 수 있는 만큼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관련, "상황이 안정적이더라도 천천히 내려야 하는데 우리는 올릴 때는 천천히 올리고 내릴 때는 빨리 내리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확진자 수를 충분히 낮추지 않고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다음의 유행 규모는 더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2차적인 피해도 문제인데 이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은 지금 거의 없지 않나"라면서 경제적 피해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곡선을 보면 줄었다, 늘었다 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여기에 변이 바이러스도 큰 변수가 될 텐데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대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환자 급증에 대비한) 감염병 전담병원이 있어야 하고, 인력 계획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되는 만큼 접종 준비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의 생산, 도입, 분배, 수송, 접종까지 전 과정을 차질 없이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 인구 집단의 일정 비율 이상이 접종해서 면역력을 획득해야 전파 고리가 끊어지는데 (이 과정에) 최소 수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린다"면서 백신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대만(834명)·홍콩(9천284명)·태국(약 1만명) 등에 비해서는 많고 미국(2천300만여명)·인도(1천40만여명)·브라질(810만여명)·러시아(340만여명)·영국(310여만명)·일본(28만여명)·중국(8만7천여명) 등과 비교하면 적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중 36위로, 확진자가 적게 발생한 그룹에 포함된다.
사태 초기에 국경봉쇄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역 대응과 국민적 협조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을 비교적 잘 관리해 우리나라는 'K-방역'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3차 대유행' 속에서 K-방역의 위상도 흔들거려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3T 전략'·'사회적 거리두기'로 초기 유행 억제
K-방역은 대규모 검사(Test)를 통해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내고, 이들의 감염경로와 접촉자를 신속하게 추적(Trace)해 감염 고리를 끊어내며, 적절한 치료(Treatment)를 제공하는 이른바 '3T 전략'이 핵심이다.
'드라이브 스루', '워크 스루' 같은 새로운 진료 방식을 도입하고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과 전자출입명부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것도 K-방역의 특징으로 꼽힌다.
정부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도 병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 전파를 막는 전통적인 감염병 대응 방식으로, 정부는 이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3월 말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을 중단시키는 '집합금지' 행정명령까지 동원했다.
초기에는 유흥시설·종교시설·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형태였으나 지난해 6월 적용 대상 시설을 확대한 동시에 방역 조치의 강도에 따라 거리두기를 1∼3단계로 구분했고,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이를 5단계로 재정비했다.
거리두기로 확산 속도를 늦추면서 확진자를 신속하게 찾아 격리해나가는 3T 전략은 지난해 8∼9월 2차 유행 때까지는 성과를 거뒀다.
◇ 3차 대유행에 효과 미흡…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초강수
반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3차 대유행' 상황에선 K-방역의 기본 전략은 빠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앞선 두 차례의 유행 때는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환자가 쏟아졌으나, 3차 대유행에선 가족·지인·직장·동창 등 일상 소모임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기존 방식의 거리두기로는 유행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천명 안팎을 오르내리면서 역학조사가 환자 발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 비율이 한때 30%에 육박했고 병상 배정이 지연되면서 확진 판정 후 자택에서 사망하는 환자도 지난달 이후 8명이나 나왔다.
상황이 점차 악화하면서 거리두기를 거의 '봉쇄'에 맞먹는 수준인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 수 역시 3단계 기준(전국 800∼1천명 이상)을 넘었다.
정부는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고려해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대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라는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10인 이상 모임·행사를 금지하는데 이보다 인원수를 더 낮게 잡은 강력한 조치인 셈이다.
확진자를 조기에 찾기 위해 진단검사 수도 대폭 늘렸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수도권에 임시 선별검사소를 설치해 '숨은 감염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냈고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요양병원·시설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개월간 기승을 부리던 3차 대유행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장기간 제한되면서 소상공인의 경제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여기에 특정 업종에 대해서만 영업 제한을 먼저 풀어주면서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기본 지침에 추가 방역 조치를 더한 '핀셋 방역'을 두고 일각에선 '핀셋 차별'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방역 주체인 국민께서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고 수용할 수 있어야만 대책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감염 위험이 큰 곳은 철저한 이행과 실천을 담보하되 불합리하거나 실효성 없는 조치들은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며 현실에 맞는 재조정을 주문했다.
정부는 헬스장 등 수도권 실내체육시설과 노래방, 학원 등 수도권 집합금지 업종에 대한 영업 재개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고, 또 3차 대유행이 진정되면 현행 5단계 거리두기 체계도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 방역전략 재정비 필요…3차 대유행이 남긴 방역 과제
전문가들 역시 방역전략을 재정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위험이 상존하고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 유입으로 인해 유행 양상이 더 복잡해질 수 있는 만큼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관련, "상황이 안정적이더라도 천천히 내려야 하는데 우리는 올릴 때는 천천히 올리고 내릴 때는 빨리 내리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확진자 수를 충분히 낮추지 않고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다음의 유행 규모는 더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2차적인 피해도 문제인데 이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은 지금 거의 없지 않나"라면서 경제적 피해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곡선을 보면 줄었다, 늘었다 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여기에 변이 바이러스도 큰 변수가 될 텐데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대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환자 급증에 대비한) 감염병 전담병원이 있어야 하고, 인력 계획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되는 만큼 접종 준비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의 생산, 도입, 분배, 수송, 접종까지 전 과정을 차질 없이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 인구 집단의 일정 비율 이상이 접종해서 면역력을 획득해야 전파 고리가 끊어지는데 (이 과정에) 최소 수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린다"면서 백신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