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ETF 매입 줄이면 토픽스 5% 급락"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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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증시 시총 7% 보유한 일본은행, ETF 매입 0으로 줄일수도
일본 상장사 100곳의 간접 최대주주…출구전략 임박했나
3월 금융완화정책 평가결과 발표 앞두고 시장 촉각
일본 상장사 100곳의 간접 최대주주…출구전략 임박했나
3월 금융완화정책 평가결과 발표 앞두고 시장 촉각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개입하는 일본은행의 움직임에 일본증시 참가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TF를 일본증시 시가총액의 7%에 달하는 45조엔(약 474조원)어치 보유한 일본은행이 매입규모를 줄이면 단기적으로 토픽스지수가 5% 급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오는 3월 지금까지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성과를 평가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는 "(ETF 매입은) 이례적인 시장조작인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형태로 실시하기 위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겐지 다이와증권 수석 전략가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구로다 총재의 'ETF 매입 점검' 발언을 "일본은행이 ETF 매입규모를 '제로(0)'로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이 앞으로 5년내 일본은행의 ETF 수요가 사라질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토픽스지수가 단기적으로 5% 하락할 것으로 다이와증권은 내다봤다.
다이킨공업, 도요타통상, 다이이치산교 등 일본은행의 ETF 매입 비중이 컸던 종목들이 큰 폭의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본은행은 2010년 12월 매입한도를 연간 4500억엔으로 정하고 ETF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3차례 매입한도를 상향한 결과 2016년부터는 한도가 6조엔까지 늘어났다. 작년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의 하나로 매입한도를 일시적으로 12조엔까지 늘렸다.
코로나19에 맞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실시한 영향으로 일본은행의 작년 상반기 자산은 사상 최대인 690조269억엔을 기록했다. 2019년말 이후 반년 만에 자산이 85조엔이 늘었다.
일본은행의 ETF 보유규모도 9월말 기준 40조4733억엔(시가기준)까지 늘었다.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의 6.5%에 달하는 규모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11월말 일본은행의 ETF 보유규모가 45조엔을 돌파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국민연금인 공적연금(GPIF)을 제치고 '주식회사 일본'의 최대주주가 됐다는 설명이다.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형태지만 일본은행이 최대주주인 기업만 100곳을 넘는다. 작년 6월 이후 캐논과 가와사키중공업도 일본은행이 최대주주인 상장사에 추가됐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 지분도 20.5%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의 보유지분 20.8%와 거의 차이가 없다.
일본은행이 보유한 ETF의 손익분기점은 닛케이225지수 20,600 이상으로 분석된다. 닛케이225지수는 28,164.34로 30여년 만의 최고치를 이어갔다. 일본은행의 평가이익도 10조엔까지 늘었다.
그런데도 일본은행은 차익을 실현하는 대신 계속해서 ETF를 매입하고 있다. 2%로 정한 일본은행의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금융정책의 하나라는게 일본은행의 설명이다. "주가하락으로 소비심리가 악화하는 것을 막아 완만한 물가상승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주가가 치솟는데도 ETF를 추가 매입하면 손익분기점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하면 그만큼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적자를 내면 통화 신인도에 영향을 미쳐 엔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수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일본은행의 ETF 출구전략에 국내외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일부에선 일본은행이 ETF 매입규모를 줄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일본 ETF 시장 규모는 50조엔으로 5년만에 3배 성장했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점유율이 80%에 달해 '관제시장'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일본은행의 비중이 줄어들고 그 영향으로 주가가 일부 조정을 받으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될 여지도 커진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 토픽스지수에 가해지는 하향압력도 중기적으로 1~2%로 줄어들 것이라고 아베 수석 전략가는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TF를 일본증시 시가총액의 7%에 달하는 45조엔(약 474조원)어치 보유한 일본은행이 매입규모를 줄이면 단기적으로 토픽스지수가 5% 급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오는 3월 지금까지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성과를 평가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는 "(ETF 매입은) 이례적인 시장조작인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형태로 실시하기 위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겐지 다이와증권 수석 전략가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구로다 총재의 'ETF 매입 점검' 발언을 "일본은행이 ETF 매입규모를 '제로(0)'로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이 앞으로 5년내 일본은행의 ETF 수요가 사라질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토픽스지수가 단기적으로 5% 하락할 것으로 다이와증권은 내다봤다.
다이킨공업, 도요타통상, 다이이치산교 등 일본은행의 ETF 매입 비중이 컸던 종목들이 큰 폭의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본은행은 2010년 12월 매입한도를 연간 4500억엔으로 정하고 ETF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3차례 매입한도를 상향한 결과 2016년부터는 한도가 6조엔까지 늘어났다. 작년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의 하나로 매입한도를 일시적으로 12조엔까지 늘렸다.
코로나19에 맞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실시한 영향으로 일본은행의 작년 상반기 자산은 사상 최대인 690조269억엔을 기록했다. 2019년말 이후 반년 만에 자산이 85조엔이 늘었다.
일본은행의 ETF 보유규모도 9월말 기준 40조4733억엔(시가기준)까지 늘었다.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의 6.5%에 달하는 규모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11월말 일본은행의 ETF 보유규모가 45조엔을 돌파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국민연금인 공적연금(GPIF)을 제치고 '주식회사 일본'의 최대주주가 됐다는 설명이다.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형태지만 일본은행이 최대주주인 기업만 100곳을 넘는다. 작년 6월 이후 캐논과 가와사키중공업도 일본은행이 최대주주인 상장사에 추가됐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 지분도 20.5%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의 보유지분 20.8%와 거의 차이가 없다.
일본은행이 보유한 ETF의 손익분기점은 닛케이225지수 20,600 이상으로 분석된다. 닛케이225지수는 28,164.34로 30여년 만의 최고치를 이어갔다. 일본은행의 평가이익도 10조엔까지 늘었다.
그런데도 일본은행은 차익을 실현하는 대신 계속해서 ETF를 매입하고 있다. 2%로 정한 일본은행의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금융정책의 하나라는게 일본은행의 설명이다. "주가하락으로 소비심리가 악화하는 것을 막아 완만한 물가상승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주가가 치솟는데도 ETF를 추가 매입하면 손익분기점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하면 그만큼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적자를 내면 통화 신인도에 영향을 미쳐 엔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수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일본은행의 ETF 출구전략에 국내외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일부에선 일본은행이 ETF 매입규모를 줄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일본 ETF 시장 규모는 50조엔으로 5년만에 3배 성장했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점유율이 80%에 달해 '관제시장'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일본은행의 비중이 줄어들고 그 영향으로 주가가 일부 조정을 받으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될 여지도 커진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 토픽스지수에 가해지는 하향압력도 중기적으로 1~2%로 줄어들 것이라고 아베 수석 전략가는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