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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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유동성(M2)이 3200조원에 육박할 만큼 늘었다. 이 가운데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M1)은 1150조원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이 현금이 고수익을 좇아 증시·부동산에 흘러가면서 자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말 통화량(M2·원계열 기준)이 3190조79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9.4%(273조3576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지난해 10월(10.1%)보다는 낮아졌지만 7~8%대였던 평년 수준보다는 상승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 및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같은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를 말한다.

M2 가운데 현금과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등 현금성자산(M1)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M1은 지난해 11월 말 1146조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241조71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율 기준으로 2010년 이후 지난해 10월(27.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M1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금은 지난해 11월 말 132조5218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9%, 요구불예금은 329조6293억원으로 37% 각각 늘었다.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671조3069억원으로 25.6% 늘었다. M1 등 단기자금은 늘고 있는 반면 M2 가운데 장기금융상품(만기 2년 이상)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465조13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조2908억원어치 감소했다. 가파르게 늘어나는 M1이 전체 통화량(M2)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1월 말 35.8%로 지난해 10월 말(36.3%)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았다

시중 자금이 현금성자산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로 돈을 묶어두는 예·적금에서 돈을 뽑아 현금성자산에 몰린 결과다. 언제든 증시·부동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단기자금이 늘어나는 만큼 자산시장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도 지난해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이 지속되면서 금융·실물 간 괴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