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 애니메이션, 영화, 방송, 테마파크 사업을 거느린 글로벌 미디어 공룡 디즈니에게 2019년은 혹독한 한 해였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각 국의 디즈니 테마파크가 영업을 중단했고, 영화 개봉 연기, 콘텐츠 제작 차질, 인원 감축, 배당 지급 중단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로 인해 40여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1년은 디즈니에게 또 다른 변화와 도약의 해가 될 전망이다. 작년 12월 10일 Investor Day 2020을 개최하고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입자 성과, 해외 사업 및 콘텐츠 제작 계획, 향후 가이던스 등을 발표하며 디즈니의 미래를 투자자에게 제시했다.

12월 2일 기준 DTC(Direct-to Customer, 소비자 직접 서비스) 부문의 합산 글로벌 가입자수는 1억 3,710만명으로 디즈니플러스(Disney+) 8,680만명, 훌루(Hulu) 3,880만명, ESPN+ 1,150만명이라고 밝혔다. FY 4Q20(9월 결산기업) 실적 발표 시점 대비 2개월만에 또 다시 월등히 높아진 가입자 수를 보여줬다.

2019년 11월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는 서유럽, 남태평양, 중남미, 일본 등 30여개국으로 영역을 넓혔다. 190개국에서 서비스되며 1억 9,52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경쟁사 넷플릭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디즈니는 금년 해외 서비스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2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한국, 홍콩 동유럽 등 더 많은 국가에 추가 진출한다.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 브랜드 ‘Star(스타)’에 대한 계획, 내용 등도 공개됐다. 디즈니플러스가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친화적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훌루는 성인용 콘텐츠를 서비스 하는데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Star는 글로벌 시장에서 훌루를 대체할 전망이며 디즈니플러스 구독자는 Star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스타 브랜드에 여러 라이선스 드라마와 영화 등이 담길 예정이다.

디즈니는 콘텐츠 발굴과 투자에도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2024년 디즈니플러스 80~90억달러를 포함해 글로벌 스트리밍 콘텐츠에 140~16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마블 시리즈 10편, 스타워즈 시리즈 10편, 디즈니 브랜드(애니메이션, 픽사, 라이브 액션) 15편, 신규 영화 15편 등을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할 예정이다. 디즈니의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디즈니는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의 흐름을 반영, 최근 매출 부진의 돌파구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찾았다. 강력한 IP 및 콘텐츠 경쟁력에 기반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은 더욱 풍부해질 콘텐츠와 서비스 국가 확대로 금년에도 확실한 성과 개선을 보여줄 전망이다. 작년 말 연례 행사에서 미래에 대한 확실한 성장 그림과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내공과 강력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디즈니플러스를 필두로 한 스트리밍 사업의 약진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가져가 대표 스트리밍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