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반 임기 회상 "역사적인 비핵화 첫걸음…한국의 코로나 대응 영감"
바이든 행정부 출범하는 20일까지 근무…랩슨 부대사가 대사 대리
떠나는 해리스 미국대사 "한국은 가장 좋은 친구이자 동맹"
미국에서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것에 맞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한국을 떠난다.

13일 주한미국대사관 대변인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의 한국에서 마지막 근무일은 오는 20일이다.

이날은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날이다.

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대사들은 관례대로 일괄 사임한다.

이후 새 대사가 부임할 때까지 로버트 랩슨 부대사가 대사 대리를 맡을 예정이다.

해리스 대사는 트위터에 이임 사실을 알리며 "한국에서 (아내) 브루니와 저의 삶은 정말 즐거웠다.

제가 여러 번 이야기했던 대로 미국 대사로 일하기에 한국보다 더 좋은 곳은 없으며 한국은 가장 좋은 친구이자 동맹"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대사관을 통한 별도의 입장에서 "미국 대사로 근무한 지난 2년 반 동안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우리의 파트너이자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한미 양국은 사상 처음으로 북한과 지도자급에서 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비핵화를 향한 중요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으며 이 여정이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들이 2018년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대로 끝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또 "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투쟁에서 한국인들의 헌신, 기발함과 너그러움을 보았으며 이는 모두에게 영감이었다"면서 "한국은 '혁신적인 국가'이며 과학과 규칙을 따르는 게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한 양대 수단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한미동맹이) '굳건하다'고 하는 이유가 있다"며 "우리는 친구이자 파트너, 동맹이자 가족이다.

우리는 오랜 기간 함께 해왔으며 미래에도 같이 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018년 7월 부임한 해리스 대사는 부임 직전까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맡았던 해군 4성 장군 출신으로, 직설적인 화법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작년 1월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는 한국의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두고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해 청와대에서 이례적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외교관스럽지 않은 화법으로 일부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솔직한 태도가 일하는데 오히려 편한 부분도 있었으며 한국에서 일하는 것을 정말 즐겼다"고 말했다.
떠나는 해리스 미국대사 "한국은 가장 좋은 친구이자 동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