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자금 증시 쏠림 가속화하나…5대은행 요구불예금, 열흘만에 22조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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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요구불예금이 새해들어 12일만에 22조원 넘게 줄었다. 요구불예금이란 수시입출금식과 시장금리부 예금(MMDA) 등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예금으로 갈곳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을 가리킨다. 새해들어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저축성 예금과 단기금융상품에 묶여있던 막대한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기간동안 수시입출금식 등을 포함하는 순수요구불예금은 18조3641억원이, 자산가들이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 거액을 맡기는 MMDA는 각각 3조7059억원 감소했다. 고액자산가나 기업 등 법인이 예정된 자금 수요에 맞춰 가입하는 MMDA가 줄어든 건 이들이 돈을 묶어두는 대신 투자에 나섰다는 의미다. 최근 실물경기가 바닥을 친 가운데, 폭등한 증시말고는 이런 자금의 대이동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은 2020년 한 해동안 130조264억원 증가했다. 2019년 연말 잔액(501조1116억원)의 5분의 1 넘는 돈이 1년 새 유입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해 11월 말 통화량(M2·원계열 기준)이 3190조79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3조3576억원(9.4%)이 더 풀렸다는 의미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같은 단기 금융상품을 포괄하는 통화지표를 말한다.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바닥을 친 가운데, 풀린 현금의 회전율이 낮아졌고, 은행에 돈이 쌓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상황이 180도 달라진 건 가장 최근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하루에도 조(兆)원 단위로 수시입출금식 계좌에서 증권사로 이탈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쌓인 막대한 자금이 ‘황소장’에 한꺼번에 올라타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M2가운데 만기 2년 이상의 장기금융상품(만기 2년 이상)은 올들어 꾸준히 빠지고 있다.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증시에 뛰어드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에서 은행 여신담당자들과 화상회의를 연 이유도 증시로의 자금 이동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행에서 증시로 이동하는 자금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도, 조정을 뚫고 증시를 끌어올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김익환 기자 daepun@hankyung.com
○12일간 5대 은행서만 22조원 이탈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은행의 요구불예금(국민은행은 11일) 잔액은 609조6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31일 잔액인 631조1380억원과 비교하면 단 12일만에 22조700억원이 은행에서 이탈한 것이다.같은 기간동안 수시입출금식 등을 포함하는 순수요구불예금은 18조3641억원이, 자산가들이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 거액을 맡기는 MMDA는 각각 3조7059억원 감소했다. 고액자산가나 기업 등 법인이 예정된 자금 수요에 맞춰 가입하는 MMDA가 줄어든 건 이들이 돈을 묶어두는 대신 투자에 나섰다는 의미다. 최근 실물경기가 바닥을 친 가운데, 폭등한 증시말고는 이런 자금의 대이동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은 2020년 한 해동안 130조264억원 증가했다. 2019년 연말 잔액(501조1116억원)의 5분의 1 넘는 돈이 1년 새 유입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해 11월 말 통화량(M2·원계열 기준)이 3190조79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3조3576억원(9.4%)이 더 풀렸다는 의미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같은 단기 금융상품을 포괄하는 통화지표를 말한다.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바닥을 친 가운데, 풀린 현금의 회전율이 낮아졌고, 은행에 돈이 쌓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저축 대신 증시투자 '머니무브'
지난해말까지 요구불예금을 비롯한 단기자금은 통화량 증가에 따른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서도 잔액이 매달 요동쳤다. M2 가운데 현금과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단기자금의 지난해 11월 잔액은 1821조785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9월(1847조5217억원), 10월(1809조8362억원)에 이어 규모가 들쑥날쑥했다. 경제주체들이 어디에 돈을 넣을 지 ‘갈팡질팡’했다는 의미다.상황이 180도 달라진 건 가장 최근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하루에도 조(兆)원 단위로 수시입출금식 계좌에서 증권사로 이탈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쌓인 막대한 자금이 ‘황소장’에 한꺼번에 올라타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M2가운데 만기 2년 이상의 장기금융상품(만기 2년 이상)은 올들어 꾸준히 빠지고 있다.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증시에 뛰어드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에서 은행 여신담당자들과 화상회의를 연 이유도 증시로의 자금 이동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행에서 증시로 이동하는 자금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도, 조정을 뚫고 증시를 끌어올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김익환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