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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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사카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추가로 선언한데 따른 경제적인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경제적 손실이 2조5000억엔(약 26조원)에 달하고 경제성장률을 1.6% 끌어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3일 일본 정부는 오사카, 효고, 교토, 아이치, 기후, 후쿠오카, 도치기 등 7개 지역에 1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긴급사태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7일부터 긴급사태가 발령된 도쿄, 가나가와, 사이타마, 지바에 이어 대상지역이 11곳으로 늘어났다.

도쿄와 수도권 3개현이 일본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 인구 비율은 29%였다. 7개 현이 추가되면서 긴급사태선포 지역이 GDP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와 55%로 늘어났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긴급사태 확대 발령으로 GDP 감소규모가 1조4000억엔에서 2조5000억엔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2019년 일본 GDP의 0.4%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바야시 슌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다케다 요코 정책·경제연구센터장은 긴급사태 확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각각 1조2000억엔과 8400억엔으로 평가했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SMBC닛코증권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긴급사태가 2개월로 연장되면 일본 GDP가 1.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와 수도권 지역에만 긴급사태를 2개월간 선언하는 경우보다 손실규모가 0.4%포인트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마루야마 수석은 "새로 추가된 후쿠오카현은 규슈 전체 경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선언한 긴급사태는 음식점의 영업시간 단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가하마 수석은 "음식점이 감염원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강력한 제한조치로 감염을 한번에 억제하는 편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긴급사태가 확대됨에 따라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도쿄와 수도권에 긴급사태를 선언했을 때 6개월 후 7만5000명의 실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나가하마 수석은 오사카 등 7개 지역이 추가되면서 실업자수가 12만1000명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2분기 -29.2%(전기비 연율) 추락한 이후 회복세를 타던 일본 경제가 다시 고꾸라지는 '더블딥'도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일본경제연구센터가 민간 이코노미스트 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1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보다 연율 -0.9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1분기 GDP가 1.3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조사는 긴급사태를 확대하기 전에 실시됐기 때문에 실제 경제성장률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