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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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가속화를 위해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한다고 14일 발표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그린본드를 발행한 경우는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SK 주요 관계사들과 국내 기업 최초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선언인 'RE1002'에 참여한 바 있다.

최근 애플, TSMC를 비롯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기후변화 등에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 RE1002에 참여하고, 'ESG 채권'을 발행하는 등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그린본드에 전세계 230여개 기관 투자자로부터 54억달러의 주문이 몰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5억달러 수준으로 계획했던 발행 규모를 10억달러로 대폭 늘렸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성이 높은 물 관리를 위해 신규 최첨단 폐수 처리장 건설과 용수재활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IT 산업 전반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저전력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개발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기존 대표 저장장치인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SSD로 대체해 가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제품 기술력의 진보는 물론, IT 기기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환경 분야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HDD를 저전력 SSD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이상 저감할 수 있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ESG 활동을 통해 사회적가치(SV) 창출에 적극 나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올해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더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장혁준 SK하이닉스 재무담당은 "이번 글로벌 그린본드의 성공적인 발행은 RE100 가입을 포함한 회사의 적극적인 친환경 행보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결과"라며 "ESG 경영을 선도하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여 EV(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SV를 높이는 데도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