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개조해 생산량 40% 늘려
14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신문용지를 제조하는 대한제지와 나투라페이퍼가 골판지 원지 생산설비 확대에 나섰다. 신문용지용 기존 설비를 개조해 골판지 원지 생산용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 업체들은 골판지 원지 생산량을 40%가량 늘릴 예정이다. 대한제지는 하루 350t이었던 생산량을 500t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나투라페이퍼 역시 기존 300t이었던 하루 생산량을 550t으로 늘린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전주페이퍼가 골판지 원지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역시 올해부터 신문용지용 설비 일부를 골판지 원지 생산용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택배상자용 골판지가 귀해지며 단가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택배 주문이 늘면서 택배용으로 쓰이는 골판지상자 수요가 함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골판지 공장에 화재가 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자 가격이 뛰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설비를 변경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골판지 원지 생산에 따른 기대수익이 더 높기 때문에 업체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말 한국제지연합회,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등과 논의해 발표한 ‘골판지 수급 안정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에는 월 1만9000t인 골판지 원지 생산량을 월 1000t가량 더 늘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불붙은 ‘골판지 상자 대란’을 막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만간 설 연휴용 택배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골판지업계 관계자는 “통상 구정용 택배 수요는 한 달 전인 1월 중순부터 급증하는데, 현재 확보한 물량을 고려하면 수요를 따라잡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