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론바이오 자금 회수도 성공
벤처캐피털이 주로 하는
제약·바이오기업 소수지분 인수
뛰어난 '선구안'으로 대규모 차익
한국콜마 제약사업부 사들여
경영권 행사하며 투자 '가속페달'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보유 중이던 코스닥 상장사 인트론바이오 보통주 120만 주 전량을 최근 장외에서 처분했다. 지난해 6월 전환우선주(CPS) 84만 주를 보통주로 전환한 지 6개월여 만이다.
1999년 설립된 인트론바이오는 내성이 강한 슈퍼박테리아를 겨냥한 항생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업체다. 인트론바이오의 슈퍼박테리아 바이오신약 ‘SAL 200’은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에서 유래한 단백질 ‘엔도리신’을 기반으로 한다. 국내 1상 임상을 마치고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미국 바이오 업체에 기술수출 협약을 체결했다.
IMM PE의 인트론바이오 투자금 회수는 약 4년 만이다. IMM PE는 2016년 6월 인트론바이오가 발행한 전환우선주를 약 270억원에 매입했다. 투자 당시만 해도 주가가 2만원대 중반이었지만 이후 롤러코스터 흐름을 이어가다 1만원 초반대까지도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인트론바이오의 기술수출 협약 호재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3만원 선 근처까지 올라왔다. IMM PE는 투자금 회수 적기로 판단하고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인트론바이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336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4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IMM PE는 국내 PEF업계에서 제약·바이오 투자에 적극적인 곳으로 꼽힌다. 실적과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통상 벤처캐피털(VC)들이 주로 투자자로 나서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IMM PE가 제약·바이오 업종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10년 셀트리온제약에 투자하면서다. 당시만 해도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지 않았지만 IMM PE는 셀트리온제약의 잠재력을 믿고 약 300억원을 베팅했다. 이 투자로 4년 뒤 8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 IMM PE의 선구안이 빛난 순간이었다.
IMM PE는 고령화 사회 가속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제약·바이오 업종의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알보젠코리아, 한독약품, 제넥신 등에 잇따라 투자했다. 모두 소수지분을 인수하는 형태였다. 알보젠코리아의 경우 투자 1년반 만에 약 100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한국콜마 제약사업부 및 콜마파마를 사들였다. IMM PE가 바이오 부문에서 단행한 첫 경영권 인수다. IMM PE는 인수 회사 이름을 제뉴원사이언스로 바꾼 데 이어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