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세미나…"현실적으로 낮게 잡아"
"북한 당대회 경제목표 수세적…힘겨운 '버티기' 돌입"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를 통해 밝힌 경제목표는 기존보다 눈높이를 낮추고 현실을 반영해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14일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기존에는 북한이 '연평균 8% 성장'이라는 높은 목표를 잡았지만, 지금은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로 낮게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7·8차 당대회의 차이를 분석했다.

양 부총장은 "전반적인 5개년 계획이 수세적인 느낌"이라면서 "한편으로는 역량을 축적하고 힘겨운 '버티기'를 하기로 한 게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제의 우선순위로 언급한 것 중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두 군데의 주택과 시멘트 분야가 흥미롭다"면서 "건설 분야는 제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경기부양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당대회에서 평양에 올해부터 매년 주택 1만 세대씩 총 5만 세대, 검덕지구에 주택 2만5천 세대를 각각 짓고 시멘트 800만t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토론에서 "관광과 주택 등은 중앙 정부가 투자를 적게 하면서 비교적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북 제재가 북한의 새 경제목표에 미친 영향에 주목했다.

임 교수는 "정면돌파 전략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정비·보강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제에서의 국가통제 강화에도 방점이 찍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수입의존도를 낮추겠다고 한 점을 언급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화돼도 지금처럼 중국 수입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경제구조 시스템을 만들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대외 경제 부문이 굉장히 축소됐다"면서 "관광을 빼고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는 점이 주목할만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