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FO Insight] 와이어카드, 루이싱, 도시바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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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삼정KPMG 감사위원회지원센터(ACI) 전무
독일의 와이어카드, 중국의 루이싱커피, 일본의 도시바. 이들 3사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경영진의 의도적인 회계부정과 감사위원회의 감독역할 미비를 들 수 있다. 이처럼 해외 회계부정 스캔들을 통해 국내 기업은 어떤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까. 각 기업 사례와 함께 관련 사안에 대해 정리해봤다.
‘와이어카드’ 유럽 최대 핀테크 업체의 성장 중심 문화...견제 미흡
2019년 시가총액 32조원으로 유럽 최대 규모 핀테크 기업으로 불리던 와이어카드는 약 2조 6000억원 규모 현금자산 서류조작으로 지난 9월해 기준 시가총액 1500억원으로 폭락하며 파산을 신청했다.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성장 중심 조직문화에 대한 견제가 부족했던 점을 들 수 있다. 와이어카드는 분식의 원인인 현금성 자산에 대한 잔액 확인 절차가 미흡했고,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는 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사내 컴플라이언스 인원이 20여명으로 전 임직원의 0.4%에 불과했다. 참고로 HSBC(홍콩상하이은행)의 경우 사내 컴플라이언스 인원이 6000여명으로 전체 인력의 2.6%에 달한다. 업종이 다소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도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와이어카드의 사례는 독일 판 ‘엔론 사태’로 회자되고 있다. 이는 감독이사회(감사위원회 포함)의 경영진 감독 업무 소홀의 결과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루이싱커피’ 회계투명성 감독 장치 부재와 만연한 도덕적 해이
루이싱커피는 2018년 점포수 1300개에서 2019년 3680개로 급격하게 몸집을 확장하고 나스닥에 직상장하는 등 전세계 이목을 한눈에 받았다. 그러나 화려한 이력의 뒷면에는 3700억원에 이르는 매출 과대계상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이는 나스닥 상장폐지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미국의 중국에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촉발시키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루이싱커피의 주요 문제는 수익성을 도외시한 몸집 부풀리기 등 경영진의 의도적인 부정에 대한 통제가 미흡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회계부정을 저지르는데 일조했다. 중국 회계법인은 중국 법률 적용으로 해외 감독당국에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등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외부감사인 및 감사위원회에 대한 감독에도 한계가 있었다. ‘도시바’ 실적압박으로 인한 상명하복…무너진 내부통제 기능
도시바는 위에서 언급한 두 기업과 비교할 때 시점상 제일 먼저 발생했고, 상대적으로 많이 회자된 사례이지만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상명하복 문화에서 단기 재무성과 압박으로 인해 내부통제 기능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도시바는 7년에 걸쳐 약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이 과대계상 되었으며 그 결과로 2017년 주식시장 1부 소속에서 2부로 강등됐다. 반도체 사업 등 알짜산업은 분할매각 되기에 이르렀다.
재무보고를 감독하는 감사위원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도시바에서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내부감사부서는 대표이사에게만 보고하고, 감사위원회에 직접 보고하는 통로가 없어 경영진 직무 수행에 대한 의문제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회계부정 기간동안 감사위원회는 전직 외교관 등 실무경험이 거의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등 회계·재무 전문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여줬다. 분식이 발생하던 시기의 감사위원장은 도시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CFO 퇴임 이후 바로 감사위원장으로 선임되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에 중대한 흠이 발생했다. 분식기간동안 내부신고제도나 부정조사절차 등이 형식적으로만 운영되었음은 물론, 외부감사인의 의문제기에도 조작된 문서로 대응하는 등 치밀한 회계부정이 자행됐다. 기업은 감사위원회 감독 활동 수행에 조력해야
위의 사례들이 국내 기업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개정된 외부감사법에서는 회계부정의 사전예방 뿐만 아니라 적발에 있어 엄격한 절차 준수를 요구한다. 외부감사법에서는 회사의 재무제표 직접 작성능력 강화가 강조되며 이를 어길 경우 회사는 외부감사인 직권 지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대표이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를 주주총회에서 직접 보고해야 하고, 감사위원회도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운영실태를 평가해 반기마다 이사회에 보고하며 미비점이나 취약점을 시정해야 하는 등 역할이 강화됐다.
변화된 감사 환경에 따라 기업은 전사 차원에서 내부신고 제보자 보호, 투명하고 신속한 조사 처리 및 공정한 보상과 처벌 등을 포함해 내부신고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회계부정의 사전예방과 적발의 일선에 있는 감사위원회의 감독역할이 성실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조력해 회계부정을 사전 예방하고 투명한 경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와이어카드’ 유럽 최대 핀테크 업체의 성장 중심 문화...견제 미흡
2019년 시가총액 32조원으로 유럽 최대 규모 핀테크 기업으로 불리던 와이어카드는 약 2조 6000억원 규모 현금자산 서류조작으로 지난 9월해 기준 시가총액 1500억원으로 폭락하며 파산을 신청했다.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성장 중심 조직문화에 대한 견제가 부족했던 점을 들 수 있다. 와이어카드는 분식의 원인인 현금성 자산에 대한 잔액 확인 절차가 미흡했고,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는 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사내 컴플라이언스 인원이 20여명으로 전 임직원의 0.4%에 불과했다. 참고로 HSBC(홍콩상하이은행)의 경우 사내 컴플라이언스 인원이 6000여명으로 전체 인력의 2.6%에 달한다. 업종이 다소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도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와이어카드의 사례는 독일 판 ‘엔론 사태’로 회자되고 있다. 이는 감독이사회(감사위원회 포함)의 경영진 감독 업무 소홀의 결과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루이싱커피’ 회계투명성 감독 장치 부재와 만연한 도덕적 해이
루이싱커피는 2018년 점포수 1300개에서 2019년 3680개로 급격하게 몸집을 확장하고 나스닥에 직상장하는 등 전세계 이목을 한눈에 받았다. 그러나 화려한 이력의 뒷면에는 3700억원에 이르는 매출 과대계상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이는 나스닥 상장폐지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미국의 중국에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촉발시키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루이싱커피의 주요 문제는 수익성을 도외시한 몸집 부풀리기 등 경영진의 의도적인 부정에 대한 통제가 미흡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회계부정을 저지르는데 일조했다. 중국 회계법인은 중국 법률 적용으로 해외 감독당국에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등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외부감사인 및 감사위원회에 대한 감독에도 한계가 있었다. ‘도시바’ 실적압박으로 인한 상명하복…무너진 내부통제 기능
도시바는 위에서 언급한 두 기업과 비교할 때 시점상 제일 먼저 발생했고, 상대적으로 많이 회자된 사례이지만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상명하복 문화에서 단기 재무성과 압박으로 인해 내부통제 기능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도시바는 7년에 걸쳐 약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이 과대계상 되었으며 그 결과로 2017년 주식시장 1부 소속에서 2부로 강등됐다. 반도체 사업 등 알짜산업은 분할매각 되기에 이르렀다.
재무보고를 감독하는 감사위원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도시바에서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내부감사부서는 대표이사에게만 보고하고, 감사위원회에 직접 보고하는 통로가 없어 경영진 직무 수행에 대한 의문제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회계부정 기간동안 감사위원회는 전직 외교관 등 실무경험이 거의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등 회계·재무 전문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여줬다. 분식이 발생하던 시기의 감사위원장은 도시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CFO 퇴임 이후 바로 감사위원장으로 선임되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에 중대한 흠이 발생했다. 분식기간동안 내부신고제도나 부정조사절차 등이 형식적으로만 운영되었음은 물론, 외부감사인의 의문제기에도 조작된 문서로 대응하는 등 치밀한 회계부정이 자행됐다. 기업은 감사위원회 감독 활동 수행에 조력해야
위의 사례들이 국내 기업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개정된 외부감사법에서는 회계부정의 사전예방 뿐만 아니라 적발에 있어 엄격한 절차 준수를 요구한다. 외부감사법에서는 회사의 재무제표 직접 작성능력 강화가 강조되며 이를 어길 경우 회사는 외부감사인 직권 지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대표이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를 주주총회에서 직접 보고해야 하고, 감사위원회도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운영실태를 평가해 반기마다 이사회에 보고하며 미비점이나 취약점을 시정해야 하는 등 역할이 강화됐다.
변화된 감사 환경에 따라 기업은 전사 차원에서 내부신고 제보자 보호, 투명하고 신속한 조사 처리 및 공정한 보상과 처벌 등을 포함해 내부신고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회계부정의 사전예방과 적발의 일선에 있는 감사위원회의 감독역할이 성실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조력해 회계부정을 사전 예방하고 투명한 경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