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통계포털 시도별 아동학대 신고 건수 분석
개별 항목 맞는데 합산 집계서 오류
오류 표기로 2달 넘게 방치
"통계청이 해서는 안 되는 실수"
15일 KOSIS에 공표된 2019년 아동학대 시도별 신고접수 건수를 보면 경상남도의 신고 접수 집계는 총 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신고 접수 자료는 응급아동학대 의심사례와 아동학대 의심사례를 합산한 집계 결과. 특히 시도별 아동학대 신고 접수 건수 통계는 지역별로 아동학대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추정해볼 수 있는 중요 지표다.
문제는 통계포털에 나와있는 경남 2건은 '입력 오류'라는 사실이다. 경남의 응급아동학대 의심사례는 63건, 아동학대 의심사례는 1456건에 달한다. 원래대로라면 두 항목을 합친 1519건이 나와야 하는데 2건으로 오기한 것이다.
원본인 보건복지부 보고서 '2019년 아동학대 주요통계'는 경남의 총 신고 건수를 응급아동학대 의심사례와 아동학대 의심사례를 합산한 1519건으로 표기돼 있다. 2개월이 넘도록 잘못된 통계가 수정되지 않고 방치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통계는 지난해 11월10일 입력된 자료다. 관련 부처 담당자가 입력하면 통계청이 원본과 대조해 검수한 후 국가 통계정보시스템인 KOSIS에 올리는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 책임자가 통계청이란 얘기다. 국가 통계 오류는 자칫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어 통계 검수가 중요하다. 지역별 인구 편차를 감안해 아동학대 신고 사례를 10만명당 단위로 환산할 경우 보건복지부 원래 자료대로라면 경남은 45.2명으로 서울보다 많아야 한다. 하지만 KOSIS에 올라온 자료로 산출하면 경남의 10만명당 아동학대 신고 수는 0.1명에 불과해 아동학대가 거의 없는 지역이 된다.
박성현 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는 "국가 통계의 검수자인 통계청이 해선 안 되는 실수"라며 "최근 들어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데 자칫 이 집계만 보면 경남은 아동학대와 관련된 정부 정책도 예산도 필요없는 지역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한경닷컴이 취재에 들어가자 "수정하겠다. 통계 확인 및 수정 과정에서 시스템 문제가 발생했거나,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오타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현재는 KOSIS에서 오류가 수정된 상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