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여자친구에 접근하다 시비 붙자 집단폭행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성수제 양진수 배정현)는 15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이모·오모씨(이상 22)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모두 태권도 유단자로서 의도를 갖고 가격할 땐 정확도와 강도가 일반인에 비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구둣발로 피해자 얼굴을 힘껏 차고 정신을 잃고 쓰러진 피해자의 머리를 축구공 차듯 재차 걷어찬 사실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에 이른 경위, 폭행 방법, 여러 사정에서 나타난 피고인들의 심리 상태 등을 보면 1심과 같이 살인이 인정된다"면서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떠났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적극적 살해 의도를 보이지 않은 점 △피해자와 시비 끝에 격분해 충동적·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범행을 반성하는 점 등이 양형요소로 고려돼 징역 9년이 선고됐다고 설명했다.
피고인들은 지난해 1월1일 오전 3시쯤 광진구 한 클럽에서 A씨(당시 23)를 인근 상가로 끌고 가 폭행,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씨가 A씨 여자친구에게 접근하자 제지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쓰러진 A씨를 방치했으며 A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이들은 최초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으나 검찰은 범행에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 살인죄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