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앞두고 다시 이민자 행렬…4천500여 명 국경 넘어
'수천㎞ 걸어 미국으로' 온두라스 캐러밴, 과테말라 도착
중미 온두라스에서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미국을 향해 걸어서 출발한 이민자 수천 명이 비교적 온건한 분위기 속에 이웃 국가 과테말라 국경을 넘었다고 AF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과테말라 국경도시 엘플로리두 지역의 한 경찰은 전날 저녁 국경을 통과한 온두라스 이민자들이 최소 4천500명으로 추산되며, 이들 중 상당수가 어린이와 함께 있어 당국이 입국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 캐러밴(미국으로 이동하는 중미 국가 이민자 행렬)은 지속된 빈곤과 실업, 범죄 등을 피해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찾겠다며 15일 새벽 4시께 온두라스 북서부에 있는 산페드로술라에서 대장정을 시작했다.

올해 첫 대규모 캐러밴으로 꼽히는 이들은 수천㎞를 직접 걸어서 과테말라, 멕시코 국경을 넘은 뒤 최종 목적지인 미국에 도착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반이민 정책을 밀어붙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고 조 바이든 당선인의 새 행정부 출범이 다가오자 '미국에서의 새 출발'을 향한 이민자들의 희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공정하고 인도주의적인 이민 정책"을 세우겠다면서 중미 국가의 빈곤, 폭력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천㎞ 걸어 미국으로' 온두라스 캐러밴, 과테말라 도착
하지만 미국 당국이 캐러밴을 향해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며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서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목표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주 마크 모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 대행은 성명을 통해 "불법으로 입국하거나 공중보건 지침을 어기는 이들은 곧바로 추방하거나 체포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행정부 하에서도 공중보건에 대한 지침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당국 역시 이들 캐러밴의 도착에 대비, 과테말라와 국경을 맞댄 지역에 출입국 관리직원 500명을 배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온두라스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미국을 향한 이민자 행렬이 여러 차례 이어졌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에 배치한 삼엄한 경비로 인해 이들의 미국행 시도는 번번이 좌초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