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인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인도 전체 SUV 판매량의 절반가량이 현대차·기아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 조치 속에서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인도에서 31만5532대의 SUV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45.6% 급증했다. 기아는 특히 전년 대비 약 세 배 많은 13만529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8만237대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점유율에서도 현대차가 25.5%, 기아가 19.1%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인도 토종 브랜드 마힌드라&마힌드라(M&M), 마루티스즈키, 타타 등을 모두 제친 것이다. 특히 2019년 6%에 그쳤던 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1년 새 세 배 넘게 증가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44.6%로 절반에 육박한다.

현대차·기아의 약진은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으며 17%나 판매량이 줄어든 것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선 ‘크레타’ ‘셀토스’ 등 신형 모델이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한 결과로 보고 있다. 기아의 소형 SUV 셀토스 판매량은 지난해 9만6932대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현대차 크레타와 베뉴도 각각 9만 대, 8만 대 이상 판매됐다. 특히 베뉴는 지난달 인도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마루티스즈키의 ‘비타라 브레자’를 꺾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아 관계자는 “SUV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인도에서 팔린 전체 차량이 14만여 대로 1년 새 10만 대 늘었다”며 “올해도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