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산업 재편이 활발해지면서 올해 들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등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반면 '몸값'이 뛰는 비대면 서비스업계와 반도체 업계는 몸집을 불리고 있다.

'조(兆) 단위' 매물인 배달앱업체 '요기요'에 대한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이 특히 뜨겁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M&A 거래도 올해 쏟아질 전망이다.

올해 M&A 거래 금액이나 건수 모두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몸값 2조' 요기요, 최대어 매물
17일 업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대어급' 기업결합 심사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과 관련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9개국 경쟁당국에 제출했다.

1988년 설립 이후 국내 2위 사업자로 자리를 지켰던 아시아나항공은 모기업의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휘청이다 항공업계 불황에 HDC현대산업개발 인수까지 무산되면서 경쟁자였던 대한항공에 통합된다.

작년 제주항공으로 인수되는 작업이 불발된 이스타항공은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IB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올 상반기 매각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B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조선기자재 업종도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매출 부진을 겪어온 만큼 적잖은 관련 업체들이 올해 법정관리를 거쳐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IB 업계가 주목하는 매물은 배달앱 요기요다.

외식업계는 요기요의 매각가를 배달의민족(약 4조8천억원)의 절반인 2조원가량으로 보고 있다.

배달앱 시장이 코로나19 직후 급성장하고 있어 인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증권은 국내 배달앱 시장 거래액이 지난해 11조6천억원으로 2015년(1조5천억원)에 비해 10배가량 불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비대면 제품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혜를 입은 반도체 업계도 생산 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M&A에 나섰다.

SK하이닉스가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천억원을 투자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코로나發 산업재편…올해 요기요·아시아나 등 M&A 쏟아진다
◇ "기업결합심사 피하자"…M&A 급물살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로 내년 기업결함 심사가 강화되는 것도 올해 M&A 거래의 변수다.

내년 기업결합 심사를 피하고자 올해 하반기부터 연말에 M&A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말까지는 인수대상 회사의 매출액 또는 자산총액이 300억원을 넘지 않으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매출액이 300억원 미만이더라도 거래액이 일정 규모를 초과하면 공정위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제 막 성장하려는 스타트업을 거액을 주고 인수하게 되면 과거와 달리 기업결합 심사를 넘어서야 하는 셈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거래액 기준을 후속 시행령을 정비해 명확히 할 계획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실물경제가 나빠진 이후 M&A 딜이 쏟아진다"며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려는 움직임과 코로나19 직후 성장한 기업들이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산업재편 흐름이 맞물리면서 올해 M&A 시장은 예년보다 풍성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