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개 군·구 모두 도입…넷째 기준 100만∼2천만원
'같은 인천인데'…기초지자체 출산지원금 격차 최대 20배
인천 모든 기초자치단체가 출산지원금을 도입했으나 지원 대상과 금액이 천차만별이라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지역 10개 군·구는 모두 출산 가정에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출산가정에 축하 용품으로 온누리상품권(10만원)을 지급하던 부평구도 올해부터 현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인천의 모든 기초자치단체가 출산지원금을 도입하게 됐다.

그러나 지원 대상과 금액은 제각각이다.

인천에서 가장 많은 출산지원금을 주는 강화군이 올해부터 지급하는 지원금 규모를 300만원씩 인상하면서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첫째 애부터 출산지원금을 주는 곳은 강화군·옹진군·계양구·서구·동구·부평구 등 6곳이다.

이들 6곳 중 지원 금액은 강화군이 500만원으로 가장 많다.

가장 적은 부평구 30만원의 약 17배다.

중구·연수구·남동구 3곳은 둘째 애부터, 미추홀구는 셋째 애부터 장려금을 지급한다.

인천 10개 군·구는 모두 출생아의 숫자가 많을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주는 방식을 택했으나 인상 폭이 제각각이라 넷째 애를 기준으로 하면 지자체별 지원금 차이는 더 벌어진다.

넷째 아이 출생 시 강화군이 주는 지원금 2천만원은 가장 적은 부평구와 미추홀구 100만원의 20배다.

강화군은 출산지원금과 별도로 출산 이후 생일축하금 120만원도 준다.

첫째 아이 120만원, 둘째 아이 240만원, 셋째 아이 540만원, 넷째 아이 이상 720만원의 양육비도 지급한다.

'같은 인천인데'…기초지자체 출산지원금 격차 최대 20배
지자체별 출산지원금 규모는 지역별 인구 증감 수준, 재정 여건, 지자체장의 의지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올해 처음 출산지원금을 도입한 부평구 관계자는 "구의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도입 자체를 두고도 고심이 많았다"며 "첫째 아이에 대한 지원금을 주지 않는 지자체도 있으나 첫째 아이도 소중해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현재 강화의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하고 있으며 20∼49세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출산·양육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같은 인천에서도 아이가 태어난 장소에 따라 출산지원금 규모가 제각각인 것을 놓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정 지역만 출산지원금 규모를 계속해 늘려가는 것이 실제 출산을 장려하는 효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상황이 다르다 보니 출산지원금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원금은 각 지자체가 결정하는 사업으로 규모를 정하는 데 강제성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아이를 낳은 한 인천 시민(35)은 "지자체 재정을 고려해야겠지만 사는 동네에 따라 격차가 커 차별을 당하는 기분도 든다"면서 "중앙정부가 나서서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