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는 18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의사국가고시 논란과 관련해 "정치가 아닌 올바른 사회적 성공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적 원칙과 기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국 전 장관의 딸을 비판하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문제를 언급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저는 이 논란을 정치적인 문제로 보지 않는다. 조국 전 장관 딸에 대한 동정이나 비난의 문제로도 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국 딸 축하하는 사람들은 공정 파괴하는 공범"

안철수 대표는 "조국 수호 부대들은 ‘실력으로 증명된 쾌거’라고 칭송하지만, 대부분 국민들의 반응은 그렇지 않다"며 "대학입학 자격이 없으면 의전원 입학 자격이 없고, 의전원 졸업(예정)자가 아니면 국가고시 자체를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따라서 정경심 교수의 범죄가 없었다면 딸의 의전원 입학도, 의사국가고시 응시 자체도 불가능하다"며 "이 땅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 성공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정의와 공정이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개인의 성공에 대해 사회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재수 감찰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1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재수 감찰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1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는 "최종심에서 정경심 교수의 형이 확정된다면 조국 전 장관 딸의 의사면허는, 공정을 파괴하고 대다수 국민을 가재. 붕어, 게로 만든 범죄의 수익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정유라의 말(馬)'이 범죄수익이라면 '조국 전 장관 딸의 의사면허' 역시 범죄수익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철수 대표는 "그런데도 무슨 경사라도 난 듯 축하하는 사람들은 이 땅의 공정과 정의를 파괴한 범죄의 공범"이라며 "더 이상 진영 논리에 빠져 범죄에 동조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국, 딸 의료행위 막기 바란다…文에 더 부담 줄 것"

그는 또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입시 비리가 최종 인정되고 대학 학력 자체가 문제가 되면, 이후 절차를 거쳐 조국 전 장관 딸의 의사면허는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국 전 장관 딸의 의료행위도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로 의료법 위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는 "개인뿐 아니라 소속 의료기관도 큰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멈춰야 더 큰 불행한 일을 막을 수 있다"며 "그래서 저는 조국 전 장관 부부에게 말씀드린다. 두 분은 이미 이 땅의 힘 없고 빽 없는 수많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좌절과 분노를 안겨 줬다"고 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23일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하고 벌금 9억원과 1억6000여만원 추징 명령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사진=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23일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하고 벌금 9억원과 1억6000여만원 추징 명령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사진=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이어 "대한민국을 둘로 갈라놓은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공정과 정의를 시궁창에 처박은 책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죄악"이라며 "마지막 양심이라도 있다면, 조국 전 장관이 직접 나서 딸의 의료행위나 수련의 활동을 막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안철수 대표는 마지막으로 "그렇지 않고 자신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불법을 키우는 일을 자행한다면 국민적 저항과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더 큰 부담을 지우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