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도 '반도체 부족'에 생산 차질…"1만 명 휴직"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핵심 부품인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독일 아우디도 올 1분기 생산량이 당초 계획보다 1만대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 주문을 줄였지만 최근 자동차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부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우디는 최근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고급 모델 생산을 연기하기로 했다. 마르쿠스 뒤스만 아우디 경영이사회 의장은 “공장 가동이 어려워 직원 1만 명 이상을 휴직시켰다”며 “올 1분기에 생산량 감소를 1만대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우디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은 올 1분기 그룹 전체 자동차 생산량이 10만대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 콘티넨탈, 보쉬 등은 협력업체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티넨탈은 “코로나19 사태로 멈춰섰던 자동차 공장들이 최근 빠르게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난이 발생하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업계의 수요 급증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 포드는 다음달 19일까지 독일 자를루이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고급 세단인 ‘크라이슬러300’ 등을 생산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멕시코 공장의 재가동 시기도 늦추기로 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8일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미국 공장에서 픽업트럭 ‘툰드라’ 생산량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혼다와 닛산 등도 소형 세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FT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PC, 게임기기 등을 생산하는 정보기술(IT)기업에 반도체를 우선 공급하면서 자동차회사들이 뒤로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