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올해 노사정 신년인사회 안한다…37년만에 처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 "코로나19 방역조치 감안"
1985년 시작 이후 행사 첫 취소
일각에선 "연말연초 입법 강행 영향"
노조3법·중대재해법 등 노사갈등 고조
갈등 커진 가운데 정부 부담 느낀듯
1985년 시작 이후 행사 첫 취소
일각에선 "연말연초 입법 강행 영향"
노조3법·중대재해법 등 노사갈등 고조
갈등 커진 가운데 정부 부담 느낀듯
매년 초 노사정 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던 노사정 신년인사회가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1985년 첫 개최 이후 37년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조치이지만, 연말연시 몰아친 노동관련 입법으로 노사, 노정관계가 불편해진 것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정부와 노사단체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올해 노사정 신년인사회는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사정 신년인사회는 매년 초 노사정 대표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고 한 해의 노사정 협력을 다짐하는 행사다. 고용부 관계자는 "통상 200명 이상이 모이는 큰 행사라 코로나19 방역조치 기준에 맞지 않고, 참여자를 소수로 제한하면 행사 의미가 퇴색할 수 있어서 올해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당초 비대면 방식의 행사 개최도 검토했으나 내부 논의 끝에 행사 자체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통상 노사정 신년인사회에는 현직 노사정 대표와 전직 고위 관료, 국회의원 등이 참여해 노사정 화합을 바라는 신년 떡 자르기 행사 등을 해왔는데, 소수의 노사정 대표만 화상으로 연결하는 행사는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영계 신년인사회, 중소기업계 신년인사회 등은 대부분 행사 규모를 줄여서라도 열리고 있고, 국무회의는 물론 각 부처 산하기관장 회의도 화상으로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했고, 19일 열리는 중소기업중앙회 신년인사회에는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더욱이 올해는 노동계 대표인 양대 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수장이 바뀐 이후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던 행사였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1월말 임기를 시작했으나 신년인사회가 그 전에 열린 탓에 전임 김주영 위원장이 참석했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달 1일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신년인사회가 예년처럼 열렸다면 양대 노총의 새 수장들과 경영계 대표, 정부 관계자가 처음 만나는 의미는 물론 올해 노사정 대화 구도를 전망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탓에 노사정 신년인사회가 37년만에 처음 취소된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을 밀여붙였다. 경영계는 과도한 친노조 입법이라고 반발했고, 노동계는 '노동개악'이라며 역시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신년 벽두에는 산업현장의 반발에도 근로자 사망 사고 시 사업주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통과시켰다. 이 역시 노동계에서는 경영계의 민원을 받은 '누더기 입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노동계와 경영계를 한 자리에 불러 박수를 치는 행사를 열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1985년 첫 개최 이후 37년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조치이지만, 연말연시 몰아친 노동관련 입법으로 노사, 노정관계가 불편해진 것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정부와 노사단체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올해 노사정 신년인사회는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사정 신년인사회는 매년 초 노사정 대표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고 한 해의 노사정 협력을 다짐하는 행사다. 고용부 관계자는 "통상 200명 이상이 모이는 큰 행사라 코로나19 방역조치 기준에 맞지 않고, 참여자를 소수로 제한하면 행사 의미가 퇴색할 수 있어서 올해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당초 비대면 방식의 행사 개최도 검토했으나 내부 논의 끝에 행사 자체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통상 노사정 신년인사회에는 현직 노사정 대표와 전직 고위 관료, 국회의원 등이 참여해 노사정 화합을 바라는 신년 떡 자르기 행사 등을 해왔는데, 소수의 노사정 대표만 화상으로 연결하는 행사는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영계 신년인사회, 중소기업계 신년인사회 등은 대부분 행사 규모를 줄여서라도 열리고 있고, 국무회의는 물론 각 부처 산하기관장 회의도 화상으로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했고, 19일 열리는 중소기업중앙회 신년인사회에는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더욱이 올해는 노동계 대표인 양대 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수장이 바뀐 이후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던 행사였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1월말 임기를 시작했으나 신년인사회가 그 전에 열린 탓에 전임 김주영 위원장이 참석했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달 1일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신년인사회가 예년처럼 열렸다면 양대 노총의 새 수장들과 경영계 대표, 정부 관계자가 처음 만나는 의미는 물론 올해 노사정 대화 구도를 전망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탓에 노사정 신년인사회가 37년만에 처음 취소된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을 밀여붙였다. 경영계는 과도한 친노조 입법이라고 반발했고, 노동계는 '노동개악'이라며 역시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신년 벽두에는 산업현장의 반발에도 근로자 사망 사고 시 사업주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통과시켰다. 이 역시 노동계에서는 경영계의 민원을 받은 '누더기 입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노동계와 경영계를 한 자리에 불러 박수를 치는 행사를 열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