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이용시간 1시간 이내 제한 권고에는 "비현실적"
노래방은 영업시간 제한…"밤 9시부터 대목인데" 불만
유흥시설 등 영업금지 유지에 "왜 우리만" 집단 항의
[르포] "결제도 오랜만…" 한달여만 숨통 트인 소상공인
"당장 찾아오는 손님은 없지만, 다시 카페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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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완화된 첫날인 18일.
정부의 새 방역수칙에 따라 이날부터 카페 내 취식이 허용되자 부산지역 주요 카페거리 내 점포들이 모처럼 문을 활짝 열어두고 손님을 맞이했다.

이곳에 즐비한 카페들은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달리 매장 취식 위주로 가게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그동안 타격이 컸다.

지난달 1일부터 사실상 한 달 넘게 문을 닫은 상태였다.

온천천 카페거리 한 커피전문점 업주 이모씨는 "커피를 포장해 가는 손님이 없어 사실상 문을 닫고 있었는데 오늘 간만에 문을 열었다"며 "당장은 찾아오는 손님이 없지만, 장사를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부산진구 전포동 카페거리 역시 비슷한 모습.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정된 첫날인 터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업주들은 차츰 매장을 찾는 시민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대감에 부풀어있었다.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그동안 포장 주문만 가능하다 보니 커피 위주로 판매가 이뤄졌고 손님도 많이 줄었다"며 "그동안 미뤄왔던 디저트 신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2명 이상이 커피, 음료 등을 주문한 경우 매장에 1시간 이내 머물 수 있다는 방역 당국 권고 사항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에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종)들이 아침부터 모여 한동안 공부를 하기도 했다.

취업 공부를 위해 친구와 카페를 찾은 정모(27)씨는 "일반적으로 한번 카페에 가면 2시간 정도 머문다"라며 "커피값도 만만찮은데 1시간마다 자리를 옮기기도 어려워 한곳에 계속 머물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카페 업주 역시 일정 시간이 지났다고 손님에게 나가달라 요청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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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 동안 문을 닫았던 노래방도 문을 열면서 손님맞이에 나섰다.

점주들은 각 방을 청소, 소독하며 잠시 꺼두었던 노래방 기계 전원도 다시 켰다.

부산 서면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영업 준비를 위해 아침 일찍 나와 청소업체 직원과 시설 정비, 내부 소독 등을 하고 있다"며 "오전부터 노래방 이용이 가능하냐며 문의하는 연락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빚까지 내며 간신히 유지해왔는데 많은 손님이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후 9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해 둔 것에 대해 불만 목소리도 있었다.

보통 저녁 식사 이후 밤늦게 노래방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전히 정상적인 영업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노래방 업주 김모씨는 "식당 이용이 저녁 9시까지 가능하다 보니 이후 손님들이 노래방으로 오지 않을까 기대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노래방에 대해 감염 우려가 높다는 식으로 인식을 심어놔 장사가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중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정모씨 역시 "정부에서 현실을 모른 채 영업시간을 제한한 것 같아 답답하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4∼5달 동안 전반적으로 경기가 악화하다 보니 매출이 90% 이상 줄었고 전기세도 못 내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면 노래방과 달리 유흥시설 5종(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과 '홀덤펍'(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주점) 운영금지 조치는 이달 31일까지 유지된다.

거리두기 수칙이 완화된 이후에도 영업이 금지되자 유흥업소 업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부산 사상구유흥업소 업주들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 앞에 모여 정부와 시를 향해 "왜 우리만 집합 금지가 장기간 이어지냐"고 항의했다.

이들은 집합 금지 조치 해제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