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을 위한 ‘착한 등록금 운동’을 제안했다.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인하해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지만 정치권이 근본적인 대책을 외면하고 민간의 선의만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지금부터’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를 학생과 학부모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등록금 면제·감액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지금부터’는 국민의힘 소속 초선의원 13명으로 이뤄진 당내 개혁·쇄신모임이다.

이들은 청년세대의 짐을 줄여주기 위해선 대학이 참여하는 ‘착한 등록금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민국 의원은 “착한 등록금에 참여하는 대학엔 (정부가) 재정지원 등 각종 혜택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이 등록금 인하 요구를 계속 외면한다면 그때는 법 개정, 감사, 예산 등 국회의 권한을 통해 청년들의 요구에 응답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고통을 나누자는 차원이지만 안 그래도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많은 대학이 외국인 교환학생·어학 연수생들이 코로나19로 급감한 데다 등록금 동결까지 겹쳐 재정난이 심각해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민간에 ‘착한’이라는 프레임을 붙여 차발적 참여를 유도할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정 주체의 희생에 기댄 단기 정책은 수혜자와 수혜제공자를 ‘갈라치기’하는 부작용을 낳는 데다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정부·여당이 추진한 ‘착한 임대인’ 운동이다. 임대료를 깎아주는 임대인에게 세액공제 등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11월 말까지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한 임대인은 약 6000명에 그쳤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