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사들인 SK에코프라임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SK에코프라임은 팜유(야자유) 부산물과 폐식용유, 동물성 기름 등을 메탄올과 반응시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국내 1위(2019년 기준 시장점유율 33%) 회사다. 바이오디젤은 일반 경유와 섞어 자동차 연료로 사용된다. 1kL를 사용할 때마다 2.59t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잇달아 공격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면서 바이오디젤 수요는 국내외에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바이오디젤 의무 혼합비율은 현재 3%다. 2030년까지 5%로 올라갈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의무 혼합비율이 평균 8% 수준이다. 스웨덴 핀란드가 요구하는 혼합비율은 각각 20%, 18%에 이른다.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은 “정유사들로서는 비용 측면에서 바이오디젤이 부담되겠지만 의무 혼합비율 규제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앤컴퍼니는 이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분야라고 판단해 작년 2월 SK케미칼에서 3800억원에 바이오에너지사업부를 인수해 SK에코프라임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윤 회장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촉매를 쓰지 않고 불순물 농도가 현저히 낮은 고품질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투자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SK에코프라임의 고품질 바이오디젤을 쓰면 혼합비율을 일반 바이오디젤의 두 배로 인정해 주는 곳도 있다”며 “지금은 판매량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소화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에코프라임이 유럽으로 수출하는 바이오디젤은 2019년 1만5000t, 작년 2만5000t 수준이었다.

바이오디젤 비중을 높이더라도 디젤유 전체 수요는 장기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디젤유 수요가 있어야 바이오디젤 혼합 수요가 있다는 것은 맞지만 디젤유 사용량 감소세 때문에 바이오디젤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상당히 먼 미래의 얘기”라며 “동식물성 유지에서 고품질 에너지를 뽑아내는 기술은 계속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앤컴퍼니는 SK에코프라임 외에도 다양한 ESG 관련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국내 1위 시멘트회사 쌍용양회다. 쌍용양회는 2016년부터 115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폐열발전 설비를 갖췄다. 또 시멘트를 생산할 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유연탄 대신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등 순환연료를 쓰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SK디앤디를 통해 700㎿에 달하는 해상풍력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윤 회장은 “ESG 관련 투자 비중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