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계란값과 밥상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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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계란값과 밥상물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A.25042347.1.jpg)
요즘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08년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50개 생필품 물가를 집중 관리하라”고 지시했을 정도다.
생필품 물가 관리는 예나 지금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한서(漢書)》엔 “곡물가는 보통 한 말에 40~50전가량이지만 풍년에는 4~5전까지 떨어지고, 흉년에는 1000전을 넘는다”고 전했다. 조선 시대엔 경시서(京市署)에서 나물류와 어육(魚肉) 등의 시가 통제에 나섰지만 가격은 ‘조석으로’ 변했다. 현대에도 농사의 작황 등 변동 요인이 많아 생필품 가격 관리는 ‘최고난도 기술’(경제학자 발레리 키옙스키)에 비유될 정도다.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식료품들은 특별관리를 받아왔다. 한국에선 달걀과 짜장면 가격이 오랫동안 서민물가를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됐다. 달걀은 1950년대까지 한 꾸러미 값이 소고기 한 근 값과 같았지만 1960년대 이후엔 싼값에 단백질을 공급하는 대상으로 위상이 바뀌었다. 서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1965년부터 소비자물가지수 통계품목에 포함돼 특별관리를 받았다. 1965년부터 2019년까지 소비자물가지수가 1998.1% 오를 동안 달걀값 지수는 절반 수준(1118.2%) 상승에 그치기도 했다.
먹는 것이 불안하면 사회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경제회복을 바란다면 ‘밥상 물가’를 지키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