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환경 규제에 발맞춰
비닐 대체 종이포장재 등 개발
수처리 기술로 환경관리사업도
실적 견인하는 산업용지 부문
하반기 본격 증산, 점유율 확대
철보다 5배 강한 소재 본격 생산
한솔제지는 특수소재 분야 원료인 나노셀룰로스 개발에 성공해 본격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친환경 폴리우레탄 제품 제조 전문기업 티앤엘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나노셀룰로스는 식물 세포벽의 주성분인 셀룰로스를 10억분의 1 크기로 분해한 친환경 고분자 물질로, 무게는 철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5배나 강하다. 가스와 기름의 침투를 막아주는 기능이 탁월하며, 내열성도 높아 정보기술(IT) 기기 소재와 자동차, 의료 분야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최근 환경부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 줄이는 한편, 분리 배출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도 70%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내년부터 폐플라스틱, 혼합폐지, 폐섬유 등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환경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사업 분야의 성장성과 중요성은 증가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종이 소재를 활용해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하는 종이용기를 비롯 비닐코팅을 대신하는 친환경 코팅제, 비닐포장을 대체하는 종이포장재 등의 개발이 이에 해당한다. 생분해 플라스틱과 같이 종이 소재를 활용하지 않으면서도 생분해, 탄소 배출 저감, 무독성, 재활용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신소재 개발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재활용 등 환경관리사업 진출 검토
한솔제지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환경 저해 물질을 수거해 처리 및 재활용하는 환경 관리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한솔제지는 제지사업을 통해 축적한 수처리 관련 기술력을 기반으로 친환경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인수한 한솔EME의 환경관리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소각로, 수처리 EPC(설계·조달·시공), 운영 등 환경관리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환경관리사업에 경험이 많고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는 한솔EME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높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솔제지는 현재 폐기물 소각 처리 및 재활용 사업 등 다양한 환경관리사업 분야에 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점유율 확대 주력
한솔제지는 기존 사업에서의 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성 향상에도 나섰다. 국내 유일한 종합제지회사인 한솔제지의 제지사업은 인쇄·감열지, 산업용지, 패키징 등 세 부문으로 구성됐다.이 중 인쇄·감열지사업부는 올해부터 인쇄용지 부문의 핵심 시장인 국내와 미국 수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현지 유통구조를 다각화해 신규 고객 창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분야인 감열지 부문에서는 현지 맞춤제품 개발과 친환경 제품 공급 확대로 동남아시아, 남미 판로 개척에 집중할 방침이다. 장항공장과 신탄진공장 모두 인쇄용지와 감열지의 교차 생산이 가능한 생산체제가 구축돼 시황에 따라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도 경쟁사 대비 강점이다.
지난해 한솔제지의 실적을 견인했던 산업용지 부문은 올해도 전망이 밝다. 한솔제지는 323억원 규모의 설비 증속 투자(설비의 속도를 증가시켜 생산성 향상)를 통해 하반기부터 증산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및 납기 경쟁력을 갖춰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고급제품 포장재 및 특수지 제품 등을 생산하는 패키징 부문은 작년 하반기에 다양한 패턴과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대형 설비 도입을 결정해 연내 설치하고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팬시지 제품을 생산하는 한편,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고급 브랜드 포장지 및 쇼핑백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섬유에 다양한 그림 등 인쇄물을 전이시키는 용도로 사용되는 전사지를 특수기능지 부문의 주력 제품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이 분야 최대 시장인 유럽을 적극 공략해 현재 12% 수준인 글로벌 점유율을 최대 25%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