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절망 들여다봐야 다시 올라갈 힘을 얻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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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성시연 새해 첫 무대
잠실 롯데콘서트홀 21~22일
서울시향과 희생자 '애도'
하이든·쇼스타코비치 교향곡
강렬한 선율 반복해 죽음 묘사
억압된 상황 타개 의지도 담아
잠실 롯데콘서트홀 21~22일
서울시향과 희생자 '애도'
하이든·쇼스타코비치 교향곡
강렬한 선율 반복해 죽음 묘사
억압된 상황 타개 의지도 담아

하이든이 느낀 슬픔을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재현한다. 21일과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올해 첫 정기공연 ‘성시연과 하이든&쇼스타코비치’를 통해서다. 지휘자 성시연(45)이 새해 처음으로 단상에 선다.
성시연은 2006년 세계적인 권위의 게오르그 솔티 지휘 콩쿠르에서 여성 최초로 우승한 실력자다. 이듬해에는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실력을 눈여겨본 미국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2007년 그를 부지휘자로 임명했다. 창단 127년 만의 첫 여성 지휘자였다. 2009년에는 지휘자 정명훈이 그를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불렀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로 일했다.
이번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는 ‘애도’다. 하이든 교향곡 44번에 이어 2부의 연주곡에서 주제가 드러난다. 루토스와프스키는 곡의 제목을 ‘장송 음악’으로 정했고, 쇼스타코비치는 실내 교향곡을 파시즘과 제2차 세계대전 피해자들에게 헌정했다. 성시연은 “2부에 연주할 두 곡 모두 2차대전 직후 나온 곡으로, 강렬하게 몰아치는 선율을 반복해 죽음을 묘사한다”며 “전쟁을 겪은 예술가들이 울분과 슬픔을 어떻게 표출했는지 비교하며 들어도 좋다”고 했다.
아직도 수가 많지 않은 여성 지휘자로서 유리천장을 뚫고 있는 성시연도 비슷한 처지다. 그는 “지휘를 배울 때만 해도 여성 지휘자를 등용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솔티 콩쿠르에서도 520여 명의 참가자 중 30명만 여성이었다”며 “어딜 가도 ‘여성 최초’란 꼬리표가 붙었는데 이제는 그냥 지휘자 성시연으로 우뚝서고 싶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