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운용사인 아크인베스트가 우주산업에 투자하는 ETF를 내놓겠다고 선언하면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인공위성 등 ‘순수 우주기업’에 대한 투자붐을 일으킬 기폭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금융서비스 업체인 레이먼드 제임스의 릭 프렌티스 애널리스트는 아크인베스트의 우주산업 ETF 출시 계획에 대해 “상당한 자금을 우주와 인공위성 기업들에 투자함으로써 우주산업 전반에 대한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아크인베스트는 지난 14일 우주탐사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인 ‘ARK Space Explorer ETF(ARCX)’ 출시 계획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월가에서는 ARCX가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 상장된 약 50개 기업을 편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2014년 창업한 아크인베스트는 테슬라(TSLA) 등 파괴적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운용사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운용자산 규모는 400억달러(44조원)에 이른다.

이런 아크인베스트의 ETF 진출 소식에 우주산업 관련주는 즉각 강하게 반응했다. 14일 맥서테크놀로지(MAXR)와 버진갤러틱(SPCE)은 20%, 로럴스페이스(LORL)는 14%, 오브콤(ORBC), 글로벌스타(GSAT), 길라트위성(GILT), 에코스타(SATS)는 10%씩 올랐다.
우주 로켓 개발사인 모멘터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테이블 로드(SRAC)와 위성 통신 네트워크 회사인 AST&Science를 인수하려는 SPAC 뉴프로비던스(NPA)는 각각 26%, 8% 상승했다.
앞서 2019년 4월에 먼저 출시된 우주산업 ETF인 ‘Procure Space ETF(UFO)’도 덩달아 6% 가량 올랐다. 프로큐어AM의 앤드류 채닌 CEO는 “아크인베스트의 ETF 출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주산업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채닌은 “아크인베스트가 파괴적 혁신기업에 초점을 두는 점을 고려하면 ARCX는 스페이스X가 주도하는 인공위성 네트워크 ‘스타링크’와 경쟁하게 될 ‘카이퍼’의 아마존(AMZN)을 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스 세이프먼 JP모간 애널리스트도 “현재 우주분야에서 가장 파괴적인 혁신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 등 비상장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주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열풍이 조만간 거세게 몰아닥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현재 월가에서는 SPAC을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 중인 2개사 외에도 보이저 등 우주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 퀼티 퀼티애널리틱스 CEO는 “위성 제작업체인 플래닛랩과 스파이어 글로벌 등도 수년 내 상장에 나설 것”이라며 “그만큼 우주기업들을 대중화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