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년6개월 재판부의 실형 판결과 관련, 국민 중 절반 가까이가 '과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9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조사한 결과, 이 부회장에 대해 1심의 징역 5년보다는 감형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46.0%가 '과하다'는 응답을 내놨다.

반대로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이 '가볍다'는 응답은 과하다의 응답에 절반 수준인 24.9%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7.5%, '적당하다'는 21.7%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에선 과하다 응답이 각각 60%와 55.9%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천·경기 지역도 51.7%였다. 반면 광주·전라에선 과하다의 응답은 13%에 그쳤다. 이 지역에선 가볍다와 적당하다의 응답은 각각 35.2%, 36.2%로 집계됐다.

이념성향별 차이도 도드라졌다. 보수층의 65.6%가 판결이 과하다는 응답을 내놓았다. 중도층 역시 절반에 가까운 49.1%가 과하다고 했다. 반면 진보층은 40.6%가 가볍다고 봤다. 적당하다는 응답은 31.6%였다. 과하다는 응답은 22.1%에 그쳤다.

지지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80.5%가 과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층은 절반에 육박한 49.2%가 가볍다고 봤다. 적당하다도 32.2%를 기록했다. 과하다는 응답은 10.2%였다.
사진제공=리얼미터
사진제공=리얼미터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이 과하다는 응답 기준으로 세대별로는 60대(63.7%) 30대(53.9%) 50대(49.2%) 40대(42.0%) 20대(28.0%)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통계보정은 지난해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송영승·강상욱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뇌물 공여 등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며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지 약 4년 만이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지급한 뇌물 액수를 86억8000만 원으로 인정했다. 앞서 1심은 뇌물 액수를 89억원으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다만 2심은 36억원만 뇌물로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86억원을 뇌물이라고 판단하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 부회장의 남은 형기는 이미 치른 1년여의 구속 수감 기간을 제외한 1년 6개월 정도다. 향후 특검과 이 부회장이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할 경우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을 수도 있다. 재상고 기한은 선고일로부터 일주일이다. 그 기간이 지나면 이번 판결은 확정된다. 다만 한 차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거친 만큼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공산이 크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