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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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직제·성과평가를 비롯한 인사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임금체계를 호봉제에서 직무급제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은 '경영인사 혁신 컨설팅'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3월 2일까지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한은은 이를 위한 용역비로 7억원가량의 사업 예산도 배정했다. 이 컨설팅 작업은 오는 9월까지 진행한 뒤 결과 보고서 등이 나올 예정이다. 컨설팅 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한은은 인사체계 전반을 손 본다는 계획이다.

한은은 컨설팅 용역 범위에 ▲임직원 전문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계편 방안 ▲변화한 조직체계에 부응하는 성과평가 방안 ▲직제·직책 개편안 ▲합리적 인사이동 방안 ▲ 전문가(비보임자) 경로 도입 방안 등이 담길 것을 요구했다.

용역 결과에 따라 직급 체계가 바뀔수도 있다. 한은은 임원(총재, 부총재, 부총재보, 외자운용원장 등)과 그 아래 국장(1급), 부장(1·2급), 차장(3급), 과장(4급) 조사역(5급) 등 5단계 직급 체계로 구성됐다. 앞으로 다른 공기업·대기업처럼 직급체계를 5단계에서 3단계로 압축하거나 호칭을 바꾸는 등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은이 현재 운영되는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급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봉제는 근속 기간에 따라 직위가 올라가고 연봉도 일정 비율로 인상되는 임금체계다. 반면 직무급제는 근속 연수나 직급이 아닌 업무 성격과 난이도에 따라 급여와 성과의 보상이 달라지는 임금 체계다.

한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영·인사체계를 바닥부터 훑어보고 있다"며 "직무급제 도입과 직제개편 등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를 통해 조직문화 컨설팅을 진행했다. 컨설팅 보고서에는 조직·인사 시스템이 낡아 우수한 임직원의 인적 역량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컨설팅 결과의 후속조치로 인사체계 개편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적·수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한은 조직문화에 대한 젊은 직원들의 불만도 이 같은 개편 작업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