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달리는 택시 안에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려면 창문을 모두 활짝 여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모든 창문을 여는 것이 어렵다면 사람이 앉은 자리의 반대편 창문 두 개를 여는 게 승객 입장에서는 낫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버르기스 마타이 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어드밴스 최신호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차량 내 오염물질이 탑승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도요타 프리우스 차량의 운전석과 운전석 반대편 뒷자리에 사람이 한 명씩 앉은 상황을 가정하고 공기 흐름을 분석했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보호막을 사용해 탑승자를 분리하는 것이 감염률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며 "다만 15분의 짧은 탑승에도 최대 3시간까지 에어로졸 안에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차량 안의 공기 흐름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는 택시 안에서 '코로나 전파' 막으려면…깜짝 결과
이들은 운전자와 대각선 뒷쪽에 승객이 탄 것을 가정하고 창문을 모두 닫거나(1번) 열었을 때(6번), 운전석인 앞 왼쪽과 승객석인 뒤 오른쪽만 열었을 때(2번), 운전자와 승객이 없는 앞 오른쪽과 뒤 왼쪽을 열었을 때(3번),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창문을 열었을 때(4번), 승객석인 뒤 오른쪽을 제외한 모든 창문을 열었을 때(5번) 등 여섯가지로 나눠 공기 흐름을 분석했다.

시속 80km(50마일)로 달릴 때를 가정해 계산했다. 자신들이 정한 실내 흐름 공기 측정 분석이 실제 현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는 것을 2011년식 기아 포르테 해치백을 활용해 확인했다.

분석 결과 예상했던 대로 차량의 창문을 모두 열었을 때(6번) 시간당 공기변화(ACH)가 가장 컸다. 이때 공기변화 수치는 250ACH 정도였다. 가장 환기가 잘 됐다는 의미다.

운전자와 승객 옆 창문을 열었을 때(2번)는 생각보다 환기가 잘 되지 않았다. 이 때는 89ACH였는데 창문을 모두 닫았을 때(1번) 62ACH인 것을 고려하면 조금 나은 정도였다. 창문을 3개 열었을 때(4·5번)나 운전자와 승객이 있는 자리의 반대편 두개 창문을 열었을 때(3번)는 150ACH 보다 높아 비교적 환기가 잘됐다.
달리는 택시 안에서 '코로나 전파' 막으려면…깜짝 결과
이들은 상황에 따라 운전자와 승객 간 공기 흐름도 분석했다. 운전자에게서 탑승객으로 도달되는 입자량은 창문을 모두 열었을 때 거의 없었다. 모두 닫았을 때 가장 많았다.

승객석인 뒤 오른쪽을 제외한 모든 창문을 열었을 때(5번) 그 다음으로 적었다. 운전자와 승객의 반대편 두개 창 문을 열었을 때(3번)도 운전자에게서 승객에게 퍼지는 입자량이 많지 않았다. 운전자로부터 승객이 감염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컸다는 의미다.

승객에게서 운전자로 퍼지는 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창문을 모두 열어도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았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조수석을 여는 것이 승객으로부터의 감염을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됐다.

연구팀은 "운전자와 승객이 앉은 자리의 반대쪽 두개 창문을 여는 것이 탑승자를 감염 위험으로부터 더 보호해준다"며 "차량 속도가 낮을수록 시간당 공기변화는 낮아져 병원성 감염 위험은 높아진다"고 했다. 이들은 "다만 트럭, 미니밴, 선루프가 있는 차량은 공기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도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