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安 대신 국민만 보겠다", 주호영 "뭐하러 安과 싸우냐"

국민의힘은 20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개방형 플랫폼' 제안에 차가운 반응으로 일관했다.

야권 통합경선을 하자면서 입당에는 거리를 둔 채 애매모호한 '플랫폼'을 내세운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태도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개별 후보의 눈높이보다 국민 눈높이만 쳐다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야권 단일화를 최우선 목표로 안 대표에 대해 비교적 열린 태도를 취해왔던 정 위원장까지 선을 긋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당의 대표에게 입당은 무리한 요구'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결국 국민의힘이 예비후보 등록을 개시하고 나경원 전 의원·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격한 데 대한 초조함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안철수와 선긋는 국민의힘…'무시모드' 노골화
다만 보수 진영 내에는 본선을 앞두고는 단일화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저류를 형성한 만큼, 정치권에선 현재의 냉기류를 기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예비경선에 집중하며 안 대표나 단일화 논의에 '무시 모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주최한 '박원순 시장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는 당 지도부와 서울시장 주자들, 대권 잠룡군까지 총출동해 선거 출정식을 방불케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 차례 연기됐던 것이다.

당초 계획과 달리 안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밖 주자들은 초청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와 선긋는 국민의힘…'무시모드' 노골화
앞서 지난 연말 처음 행사를 기획했을 당시 안 대표 등에게 먼저 참석을 요청하고, 이를 적극 홍보에 활용했던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참석자 누구도 안 대표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발표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뭐 때문에 안철수랑 싸우나"라면서 "각당의 입장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오전 안 대표가 "지금 제1야당은 안철수와 싸우는 것 같다"고 꼬집은 것에 응수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