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가운데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테슬라가 오는 27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은 테슬라가 발표하는 실적과 함께 올해 시장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급등하는 테슬라 주가를 더 밀어 올릴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19일 2.33% 오른 844.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서만 19.68% 올랐다.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전기차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기대가 확산한 영향이다. 이런 기대에 국내 투자자들도 테슬라 매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18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테슬라 주식을 6억6217만달러(약 72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액은 11조원에 달한다. 해외 종목 중 가장 많다.

27일 실적 발표에서 테슬라는 주당순이익(EPS)이 사상 최초로 1달러대를 넘길 전망이다.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0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70억2000만달러)보다 47.7%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은 실적보다 테슬라가 발표하는 올해 전기차 생산량 전망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49만9550대를 인도해 전망치로 제시한 50만 대를 충족했다. 특히 4분기 인도 대수가 18만570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도이치뱅크가 전망한 올해 예상치는 최대 80만 대다. 인도량이 1년 만에 60%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테슬라는 18일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 차량의 인도를 본격 시작했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이미 훌쩍 뛰어넘은 주가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가이던스 발표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포인트는 테슬라의 확장성이다. 테슬라가 우버와 대적할 차량호출 서비스로 준비 중인 ‘테슬라 네트워크’의 밑그림을 얼마나 보여줄지 여부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주가에 반영된 만큼 테슬라가 에너지산업, 우주산업 등으로 어떻게 확장해갈지에 대한 밑그림을 어느 수준에서 제시할 것인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