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한 환자를 두고 수술실 밖으로 나가는 등 환자 관리를 소홀히 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 (부장판사 최한돈)는 21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의사 A씨에게 금고 8개월과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강제노역은 하지 않는 형벌이다.

앞선 1심은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는데 2심에서 형량이 가중된 것이다.

마취 전문의인 A씨는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으러 온 환자 B씨 (당시 70대)에게 마취제를 투여한 뒤 B씨가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는데도 신속히 대응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를 대학병원으로 이송할 때 진료기록 사본을 보내지 않고 관련 서류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환자가 갑작스러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수술실에서 환자를 계속 관찰하고 조치를 해야 함에도 수술실에서 나갔다"며 "위급상황으로 전화를 받은 뒤에도 복귀하지 않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