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노숙인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는 단체에 익명의 기부자가 컵라면 등 생필품을 보내 훈훈함을 더해 준다.

21일 부산밥퍼나눔공동체에 따르면 이날 대형마트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누군가 마트에서 컵라면과 생수 등 100만원 상당의 식품을 결제하고 배달 장소를 부산밥퍼나눔공동체 사무실로 지정했다는 전화였다.

실제로 이날 컵라면과 케이크 과자, 생수 등이 부산밥퍼나눔공동체 사무실로 배달됐다.

손규호 부산 밥퍼나눔공동체 이사장은 "며칠 전 '코로나19로 무료급식이 중단됐을 것인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었다"며 "메일로 연락처와 이름 등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고 며칠 후 대형 마트에서 컵라면과 생수 등을 배달해주겠다는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부산밥퍼나눔공동체는 내일부터 부산역에 있는 노숙인들에게 전달받은 물품을 2∼3차례에 걸쳐 나눠 줄 예정이다.

부산 밥퍼나눔공동체를 비롯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단체는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방역을 위해 사람이 한번에 많이 모이는 무료급식소 운영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대신 공동체 직원들이나 봉사자들이 일일이 부산역 일대를 돌며 주먹밥과 컵라면 등 간식을 나눠주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손 이사장은 "누군지는 모르지만, 메일로 고마움을 전할 예정"이라며 "아마 코로나로 무료급식이 중단된 것을 걱정하는 시민이 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