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학의 출금' 속전속결 압수수색 나선 배경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건 재배당 8일만에 강제수사…공익신고서로 시간단축
野공세로 정쟁화·법무부-대검 갈등 재현에 규명 서둘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법무부 압수수색 등 조기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조속히 실체를 규명해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야권의 대정부 공세로 사건이 정쟁화한 데다 수그러들었던 법무부와 대검찰청 간의 갈등까지 재현될 조짐을 보이면서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수원지검, 사건 재배당 8일만에 강제수사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는 21일 법무부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이규원 검사가 파견근무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실,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김 전 차관 출금을 전후해 생성된 문서 등을 확보했다.
대검찰청이 애초 안양지청에 배당된 사건을 지난 13일 수원지검 본청으로 재배당한 지 8일 만에 신속히 증거 확보에 나선 것이다.
수원지검이 이처럼 조기 강제수사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익명의 공익신고자가 작성한 100쪽 가까운 공익신고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당 공익신고서엔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국금지가 이뤄진 2019년 3월 22일을 전후해 법무부 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관련자는 누구인지 등이 세밀히 기재돼 있다.
법무부 내에서 사건 당시 만든 보고서, 출입국 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한 안양지청에서 조사받은 법무부 직원들의 진술서, 이 검사가 작성한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와 사후 승인 요청서 사진까지 첨부돼 있다.
검찰로서는 기초 사실관계 파악에 소요될 시간을 대폭 절약한 셈이다. ◇ 법무부-대검 갈등 재현 조짐
이 사건을 둘러싸고 법무부와 대검 간의 갈등 구도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검찰이 '속도전'에 나선 배경으로 해석된다.
대검은 이 사건을 수원지검에 재배당하며 "제기된 의혹을 더욱 충실히 수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달았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 같은 대검의 조치를 "검찰개혁에 반하는 극장형 수사"라고 맹비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대검과 수뇌부가 책임져야 할 것을 일개 검사에게 미루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장 대행을 맡았던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윤 총장이 징계 사태를 보복하기 위해 이 사건 수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동안 잠잠했던 법무부와 대검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야당 대정부 공세에 사건 정쟁화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에까지 논란의 불씨가 옮아간 것도 검찰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사건은 애초 국민의힘이 지난달 초 공익신고를 받았다며 대검에 관련 기록을 넘기면서 수사 대상이 됐다.
한 달 가까이 수면 아래에 있던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자 국민의힘은 때를 놓치지 않고 여권과 정부를 향해 연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김 전 차관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이 불법 출금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별검사나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을 두고 공식적인 언급은 삼가고 있지만 당내에선 윤 총장의 '반대파 찍어내기', '보복성 수사'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 재보궐선거 전 매듭 시도…파장 클듯
검찰 입장에서는 하루속히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 불필요한 갈등과 정치적 논쟁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예민한 상황이라 속전속결로 의혹을 매듭짓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첫 법무부 수장인 박상기 전 장관의 책임론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만큼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오든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수원지검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자연스러운 수사의 진행 과정에서 이뤄진 것일 뿐 어떠한 정치적 고려나 의도는 없다"며 속도전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
野공세로 정쟁화·법무부-대검 갈등 재현에 규명 서둘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법무부 압수수색 등 조기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조속히 실체를 규명해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야권의 대정부 공세로 사건이 정쟁화한 데다 수그러들었던 법무부와 대검찰청 간의 갈등까지 재현될 조짐을 보이면서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수원지검, 사건 재배당 8일만에 강제수사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는 21일 법무부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이규원 검사가 파견근무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실,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김 전 차관 출금을 전후해 생성된 문서 등을 확보했다.
대검찰청이 애초 안양지청에 배당된 사건을 지난 13일 수원지검 본청으로 재배당한 지 8일 만에 신속히 증거 확보에 나선 것이다.
수원지검이 이처럼 조기 강제수사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익명의 공익신고자가 작성한 100쪽 가까운 공익신고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당 공익신고서엔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국금지가 이뤄진 2019년 3월 22일을 전후해 법무부 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관련자는 누구인지 등이 세밀히 기재돼 있다.
법무부 내에서 사건 당시 만든 보고서, 출입국 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한 안양지청에서 조사받은 법무부 직원들의 진술서, 이 검사가 작성한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와 사후 승인 요청서 사진까지 첨부돼 있다.
검찰로서는 기초 사실관계 파악에 소요될 시간을 대폭 절약한 셈이다. ◇ 법무부-대검 갈등 재현 조짐
이 사건을 둘러싸고 법무부와 대검 간의 갈등 구도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검찰이 '속도전'에 나선 배경으로 해석된다.
대검은 이 사건을 수원지검에 재배당하며 "제기된 의혹을 더욱 충실히 수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달았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 같은 대검의 조치를 "검찰개혁에 반하는 극장형 수사"라고 맹비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대검과 수뇌부가 책임져야 할 것을 일개 검사에게 미루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장 대행을 맡았던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윤 총장이 징계 사태를 보복하기 위해 이 사건 수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동안 잠잠했던 법무부와 대검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야당 대정부 공세에 사건 정쟁화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에까지 논란의 불씨가 옮아간 것도 검찰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사건은 애초 국민의힘이 지난달 초 공익신고를 받았다며 대검에 관련 기록을 넘기면서 수사 대상이 됐다.
한 달 가까이 수면 아래에 있던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자 국민의힘은 때를 놓치지 않고 여권과 정부를 향해 연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김 전 차관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이 불법 출금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별검사나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을 두고 공식적인 언급은 삼가고 있지만 당내에선 윤 총장의 '반대파 찍어내기', '보복성 수사'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 재보궐선거 전 매듭 시도…파장 클듯
검찰 입장에서는 하루속히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 불필요한 갈등과 정치적 논쟁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예민한 상황이라 속전속결로 의혹을 매듭짓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첫 법무부 수장인 박상기 전 장관의 책임론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만큼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오든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수원지검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자연스러운 수사의 진행 과정에서 이뤄진 것일 뿐 어떠한 정치적 고려나 의도는 없다"며 속도전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