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공식 취임한 가운데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미국 국가를 열창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공식 취임한 가운데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미국 국가를 열창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 업무를 개시한 가운데, 첫 날 어떤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최소 4년에서 8년(연임시) 간 최강국 미국의 대외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어서다.

CNBC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오후 늦게 12개 이상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따라 서명 대상 정책을 정했다.'

첫 번째는 모든 연방건물 안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란 전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조기 퇴치하는 게 미국 재건의 핵심이란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음은 취임 직후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행정명령 리스트.

- 향후 100일 간 연방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 학자금 대출의 원리금 상환 일시 중단
-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 및 협력 재개
- 주택 임차인 강제 퇴거 및 압류 유예 연장
-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 이슬람 국가 여행 금지 해제
-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건설 중단
- 인종적 형평성 제고를 위한 범정부 계획 착수
- 성 정체성 및 성적 성향에 따른 차별 방지


바이든의 취임 첫 날인 이날 뉴욕 증시는 큰 폭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0.83% 오른 3만1188.38, S&P 500 지수는 1.39% 상승한 3851.85, 나스닥 지수는 1.97% 뛴 1만3457.25로 각각 마감했다.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든이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추가 부양책 도입을 예고한데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도 전날 인준 청문회에서 공격적인 재정 지출 확대 방침을 확인한 게 기폭제로 작용했다
20일(현지시간) 개장 직후부터 급등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S&P 500 지수.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20일(현지시간) 개장 직후부터 급등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S&P 500 지수.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점도 증시에 활력을 제공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88%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테리 샌드번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주식 전략가는 이날 공개한 투자노트에서 “인플레이션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저금리와 기업 실적 증대가 향후 증시 상승을 이끄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미디오라넘 투자펀드의 브라이언 오릴리 시장전략 책임자는 “주가가 역사적 고점까지 오른 상태여서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기업들엔 가혹한 결과가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