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수요예측과 청약경쟁률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공모주 투자 열풍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청약을 마감한 솔루엠과 핑거에 총 15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솔루엠의 경쟁률은 1148 대 1로 약 12조5000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들어왔다. 핑거는 93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약 2조원을 끌어모았다.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동시에 청약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투자가도 공모주를 받기 위해 혈안이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최대 한도의 수량을 제시하면서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18~19일 수요예측을 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수요예측 경쟁률 1490 대 1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기존 1위였던 카카오게임즈(1479 대 1)를 제쳤다. 올해 첫 조(兆) 단위 공모주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수요예측에 흥행했다. 경쟁률은 820 대 1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3000억원 이상 공모기업 중 3위에 올랐다. 공모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하는 점이 부담으로 지적됐으나 증시 호황과 유동성, 공모주 투자 열기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기관들이 몰렸다는 평가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수요예측에는 전체 공모 물량의 80%인 1227만여 주(DR)에 대해 총 1010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 중 99.9%가 공모가 상단인 3만2000원 이상을 써냈다. 국내외 기관들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써낸 금액은 총 300조원에 달했다.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고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전체 수량의 19.31%에 달했다.

공모주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기업들은 당초 제시한 희망가격보다 공모가를 올리고 있다. 올해 첫 상장 기업인 엔비티를 비롯해 솔루엠, 핑거, 와이더플래닛,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줄줄이 공모가를 올렸다. 공모가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예진/김종우 기자 ace@hankyung.com